러, 쿠르스크 탈환 속도 내며 우크라 공세도 강화
"트럼프 체제, 우크라 불리할라..." 유럽, 대책 마련
지난달 30일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그보즈디카 자주 곡사포를 우크라이나 진지 쪽으로 발사하고 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러시아 서남부 영토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해당 지역 탈환을 위해 병력을 대거 투입했다고 11일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쿠르스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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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체제를 앞두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현재 전선을 따라 종전 협상 추진'이라는 구상이 트럼프 당선자 주변에서 흘러나오면서 종전 관련 대화 본격 개시 전 최대한 많은 영토를 확보해야 한다고 양국 모두 판단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자국 영토 쿠르스크주(州)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밀어내고자 병력 약 5만 명을 출격시켰고,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의 공세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주장이다.
이대로 두면 전장에서는 물론 종전 협상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트럼프 등판 전 쿠르스크 탈환' 속도 내는 러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쿠르스크에서 약 5만 명의 군인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을 포함, 5만 명가량의 러시아 병력이 쿠르스크에서 곧 전투에 나설 것'이라는 전날 미국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를 직접 확인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6일 쿠르스크로 진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서두르는 건 트럼프 당선자가 현재의 전선을 비무장지대로 만드는 방안 등을 전제로 한 종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개전 이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를 점령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영토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하면 협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 공세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와 쿠라호베에서의 교전이 특히 치열하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자포리자주에 대해 러시아가 대규모 기갑부대 및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공세를 펼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남부 전선 지상전을 염두에 둔 듯 러시아는 지난 2, 3주간 정찰 비행을 강화했고, 우크라이나 측에 대한 표적 공습도 30~40% 늘렸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향후 4~5개월이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키어 스타머(왼쪽)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1차 세계대전 106주년 기념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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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타격 허용' 등 우크라 지원 고민하는 유럽
트럼프 당선에 러시아 공세가 겹치며 우크라이나가 궁지에 몰리자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1일 프랑스에서 만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의제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활용할 수 있게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우크라이나 지속 지원'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영국과 체결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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