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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씨 관련 재판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혐의를 받는 전 소속사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20일 확정했다.
김씨는 2012년 11월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씨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증인으로 출석해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장씨가 숨진 이후에야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누구인지 처음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2008년 10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의 술자리에 장씨를 동석시켰는데도 ‘방 전 대표를 우연히 만났고 장씨는 인사만 하고 떠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총 5가지 허위증언을 했다고 보고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를 선고했다. ‘장씨가 숨지기 전까지 방 전 사장이 누구인지 몰랐다’ ‘술자리에서 방 전 대표는 우연히 만났다’는 2가지 증언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막 연예 활동을 시작한 장씨가 소속사 사장의 관여 없이 식사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소속 연기자 등을 폭행한 적 없다’ 등 3가지 증언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조서의 맥락을 보면 김씨가 ‘한 번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기보다 ‘수시로 폭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의 증언들에 대해서도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2심은 김씨의 5가지 증언을 모두 위증으로 판단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김씨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당시 재판에서 김씨가 받은 질문 취지는 한 번이든 수시로든 폭행했는지였기 때문에 무죄로 본 원심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무죄 부분을 모두 뒤집었다. 그러면서 “김씨의 증언은 이 전 의원의 형사 사건과 많은 관련이 돼 있었다”며 “그런데도 김씨는 망인이 소속된 기획사를 운영하며 그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았음에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장씨는 언론인과 정치인 등 성접대 관련자들에 대한 문건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2018년 김씨의 위증 혐의를 재조사할 것을 권고했으나, 공소시효 문제 등으로 별도의 수사권고 없이 종료됐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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