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서울대 전략원, 美에 9가지 對中 전략 제안 “韓, 핵무장 잠재력 갖추고 호주와 함께 G9 격상돼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 싱크탱크 국가미래전략원은 전략원 산하 미중 관계 TF팀이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공동 회복탄력성: 미·중 경쟁 시대, 미국과 한국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미 대선 직후 트럼프 신정부 및 정책계를 대상으로 한국의 입장과 전략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첫 한국발 정책보고서다. 서울대 전략원은 해당 보고서를 바탕으로 오는 25일 오후 10시 미국의 대외전략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화상으로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 보고서가 기존 한미동맹 보고서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 초점을 둔 중국 전략 보고서라는 것이다. 상대적 비주류에 속하는 미국 내 한국 전문가뿐 아니라 워싱턴의 주류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함께 중국발 도전에 대한 대응 전략을 짜려는 취지로 외교, 안보, 경제, 기술 등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해 포괄적 제언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선 크게 9가지의 주요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분야는 크게 경제 안보 및 회복탄력성, 인도태평양 해양 안보, 인도태평양 핵 질서로 나뉜다. 우선 경제 안보 분야부터 구체적으로 파고 들면 한미 조선 동맹(Shipbuilding Alliance)을 통해 전투함 능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미국 조선 산업을 다시 활성화하자는 것, ‘대안적 아시아 공급망’(Altasia)을 통해 (중국을 대체할)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 구축하자는 것, CHIP-4(미국, 한국, 일본, 대만) 동맹을 완전한 통합 협력체로 격상하자는 것, G7에 한국과 호주를 포함시켜 G9을 추진하자는 것 등이 담겼다.

다음으로 인태 해양 안보 분야에 대해서 이 보고서는 “한국은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정책(RSF)’에 더 많이 참여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 주기를 단축할 수 있고, 한국 기업은 더 많은 방산 계약을 확보해 중국의 강압적 행동과 같은 역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만 해협 현상 유지를 위해 한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 대만, 북한, 동중국해를 함께 다루는 전담협의체를 설치하고 대만에 대한 한미일 3자 안보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인태 핵질서에 관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은 북한과 먼저 대화를 재개한 뒤 남북한, 미국, 중국을 포함한 4자 대화를 추진할 수 있다”며 “북한 비핵화는 경쟁과 대립으로 복잡한 미중 관계에서 협력할 의제를 마련해준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123계약에 따라 미국이 한국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승인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이를 승인한다면 한국은 핵연료에 대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제3국에 대한 원전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농축 우라늄 생산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핵무장 잠재력과도 연결되는 요소다. 또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나토식 핵공유 모델과 유사한 형태로 미국 핵 자산과 한국 재래식 무기 간 협력과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 보고서에선 중국과 세계 질서에 대한 한국의 관점도 서술됐다. 보고서는 “중국은 대외적으론 공세적 태도를 보이지만 대내적으론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는 서로를 강화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경제력을 강압의 도구로 사용하는 중국의 모습은 중국 지배 엘리트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불안을 반영한다”며 “이들의 불안은 경제적 취약성, 사회 불안에 대한 두려움, 중국 공산당 일당 통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 여러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또 “최근 중국이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자립을 강조하는데 이는 서방에 대한 전략적 취약성을 줄이려는 전략”이라며 “중국의 고립이 심해질수록 서방과의 갈등에 대한 부담이 줄고 확전을 피할 유인이 떨어지기에 한미는 중국이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을 중국과 교류함으로써 중국이 불안정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