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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노태우 비자금 폭로 박계동 前의원, 무고 혐의 또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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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5년 11월 18일 노란 ‘쿱 택시’(택시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있을 때 본지와 인터뷰 모습.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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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폭로해 이름을 알린 박계동(72) 전 국회의원이 최근 무고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0여 년 전 정계를 떠나 국내 최초로 택시협동조합(쿱택시)을 세우고 “택시 기사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했던 그는 지난해 관련 법규를 위반해 법정 구속된 데 이어 1년 만에 또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택시 회사 대표를 모함했다는 이유였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 8단독 김병진 판사는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전 의원이 2019년 택시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택시 회사 대표 A씨를 허위 사실로 고소했다는 혐의다. 김 판사는 “박 전 의원이 갈등 관계에 있던 A씨를 허위로 고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이 불량한데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아 실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앞서 협동조합 설립 절차를 어긴 혐의로 기소돼 작년 9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택시 기사 25명과 정비사 2명에게 임금 2600만원을 제때 주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박 전 의원은 1980년대 민청련(민주화운동청년연합) 대변인 등을 지낸 운동권 출신 인사다. 전두환 정부 시절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적도 있다. 1992년 민주당 후보로 서울 강서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5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128억원이 찍힌 은행 전표를 흔들며 노 전 대통령이 4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은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의원의 폭로는 사실로 확인됐고 노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

이 폭로로 유명세를 탔지만 그는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낙선했고 이후 택시 기사와 라디오 DJ 등으로 일했다. 2004년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송파을 지역구에 출마해 재기했다. 국회 사무총장도 지냈다.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정계를 떠난 그는 택시 사업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택시 기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2015년 서울에서 쿱택시를 만들고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잇따른 갈등과 송사로 발목이 잡혔다.

[부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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