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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더 강력한 2035년 감축 목표 제시” 결의…한국은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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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2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세드릭 슈스터 사모아 환경부 장관의 발언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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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과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멕시코, 파나마 등이 ‘2035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지구 온도 1.5도 상승 억제와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만족시킬 수 있게” 제시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각) 유럽연합 등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협약 당사국들은 5년 단위로 유엔에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내년 2월까지 2035년까지의 감축목표 제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기후총회에서 각 국가들이 어떤 수준의 감축목표를 밝힐 것인지가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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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럽연합 등은 내년까지 “‘1.5도 목표’에 맞출 수 있도록 ‘깊고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겠다며,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서 제시한 배출 경로 및 전지구적 이행 점검에서 요구하는 바와도 일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가파르고 신뢰할 수 있는 배출 감축”으로, “선형적이거나 그보다 더 가파른 궤적과 일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모든 종류의 온실가스와 부문, 범주를 포괄하는 경제 전반의 절대적 감축 목표”라고도 했다.



구체적인 수치나 방법 등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이번 선언은 각 국가별 감축목표를 전지구적 차원에서 1.5도 상승을 막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장기적인 배출 계획을 고려한다면, 5년 단위에 그치는 목표보다 더 ‘가파른’ 목표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기자회견에 나선 봅커 훅스트라 유럽연합 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은 이 목표가 현재 요구되는 수준보다 “야심 찬(ambitious) 것으로, ‘선형 경로’보다 더 가파른 경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주요 경제국들이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선언은 22일 총회 폐막을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완화’)에 대해 별다른 진전이 없던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규모를 지닌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감축 의지를 선언했다는 의미가 있다. 내년 2월이 마감 시한이긴 하지만, 올해 기후총회에서 2035년까지의 감축목표를 밝힌 나라는 기후총회 의장국 출신인 아랍에미리트, 브라질, 영국 등 세 나라뿐이다.



아랍에미리트는 2035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7%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2019년 배출량 1억9630만톤(196.3 MtCO2e)에서 1억350만톤(103.5 MtCO2e)을 줄이기 위해 석유.가스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산업, 운송, 건물 부문에서 각각 27%, 20%, 79%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은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59~67%를 감축해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81%를 줄여 “기후리더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신해 해상 풍력 확대 등 에너지 발전 부분을 탈탄소화하고, 탄소 포집∙저장 기술 투자 등을 확대해 탄소 감축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다만 내년 2월 제출 마감시간을 맞출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유럽연합 쪽은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내부 사정 등에 따라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여러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캐다나와 스위스는 기한에 맞춰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월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기후소송’과 관련해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2031~2049년 감축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기후운동단체 플랜1.5는 국제적인 기준을 적용할 때 우리나라는 2035년까지 2018년 배출량의 66.7%를 감축해야 한다는 계산을 내놨었는데, 이는 현재의 선형 경로(2035년 55%)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가 제시한 전 지구적 감축경로(63.6%)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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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기후운동가들이 신규 기후재원 마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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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폐막(22일)을 코앞에 앞둔 기후총회에서는 핵심 의제인 ‘신규 기후재원 목표’(NCQG)를 놓고 막바지 협상이 계속됐다. 이날 유엔은 의장국이 최종 합의를 위해 새로 작성한 합의문 초안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신규 기후재원의 규모가 단지 “X(미지수)달러”로만 적히는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초안을 보면, 첫 번째 선택안은 “2025~2035년 X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도상국에게 채권 등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 “보조금 또는 보조금과 동등한” 재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두 번째 선택안은 공공·민간 등을 모두 합쳐서 “2035년까지 기후재원을 해마다 X달러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첫 번째 선택안은 개발도상국, 두 번째 선택안은 선진국의 입장을 담은 셈인데, 둘 다 기후재원 규모를 ‘X’로만 표시해 여러 관계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봅커 훅스트라 유럽연합 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분명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안”이라고 말했다. 의장국은 이것이 “최종본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고, “오늘(22일) 밤 내놓을 다음 합의안 초안은 더 짧을 것이고, 가능한 합의에 기반한 숫자를 담고 있을 것”이라 밝혔다.



또 이날 가디언은 “이번 기후총회에서는 ‘대표 문구’(cover text)가 없을 수도 있다”고 의장국 협상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2021년 글래스고 총회에서의 화석연료 ‘단계적 철폐’(phase down) 등 기후총회 때마다 참가국들의 뜻을 담아낸 ‘대표 문구’가 있었는데, 올해에는 없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대표 문구는 당사국들이 협정을 기반으로 하는 약속을 하고 앞으로 이를 지켜나가게 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만약 (이번 총회에서) 대표 문구가 없다면 의장국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확언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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