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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라오스서 ‘메탄올 술’ 마신 관광객 사망자 6명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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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라오스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 메탄올로 만든 술을 마시고 쓰러졌던 호주 19살 관광객 홀리 볼스가 22일 치료 중 사망한 태국 방콕의 병원 모습. 지난주 방비엥에서의 파티에서 메탄올로 만든 술을 마신 뒤 사망한 외국 관광객은 이에 따라 총 6명으로 늘어났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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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유명한 관광지 방비엥에서 메탄올이 섞인 불법 주류를 마시고 숨진 외국인 관광객이 6명으로 늘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호주 외무부는 방비엥을 여행하던 호주인 홀리 볼스(19)가 이날 숨졌다고 밝혔다. 볼스는 지난 11일 저녁 방비엥의 한 호스텔 바에서 술을 마신 뒤 건강이 악화했다. 그는 태국 방콕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이내 사망했다.

볼스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비앙카 존스(19)는 전날 숨졌다. 태국 당국은 “존스의 체내에서 발견된 고농도 메탄올로 인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숨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주간 방비엥을 찾은 관광객 중 총 6명이 술을 마신 뒤 사망했다. 영국인 1명, 미국인 1명, 덴마크인 2명 등도 메탄올 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뉴질랜드 외교부도 자국민 한 명이 라오스에서 중태이며 메탄올 중독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볼스와 존스가 머물렀던 호스텔은 그날 저녁 약 100명의 투숙객에게 무료 술을 제공했다고 밝힌 상태다. 수사에 나선 라오스 경찰은 호스텔 관리자와 소유주 등 여러 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탄올은 공업용 알코올 중 하나로 고체 연료, 부동액, 폐수처리 촉진제 등으로 사용된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과 냄새가 유사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 물질로 분류된다. 메탄올이 체내에 들어가면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 질병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최대 24시간이 걸릴 수 있고 과호흡 및 호흡곤란으로 악화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메탄올 농도와 섭취량에 따라 사망률이 20~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밝혔다. 메탄올 중독은 초기 30시간 이내 진단되면 치료를 받고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동남아시아에서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에탄올 대신 저렴한 메탄올을 불법 첨가하는 일이 흔하며 메탄올 중독은 인도네시아와 인도,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흔히 발병된다고 전했다.

라오스와 인접한 태국에선 지난 8월 메탄올을 넣은 불법 밀주를 마신 뒤 최소 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는 일이 벌어져 태국 당국이 단속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과 뉴질랜드, 영국 등 외교당국은 자국민에게 동남아시아 나라에서 술을 마실 때 주의하라는 건강 경보를 발표했다. 라오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허가받은 주류 판매장과 바, 호텔에서 술을 구매하고 수제 주류는 피하라”고 권고했다.

방비엥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150㎞ 떨어진 관광지로 전 세계 배낭 여행객의 성지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꽃보다 청춘’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져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지역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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