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가 공개한 지난달 초 함경남도 함흥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단지 위성사진.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이 사진에서는 ‘2월11일 공장’으로 알려진 룡성기계연합기업소에 미사일 조립 건물로 추정되는 새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함흥/로이터 연합뉴스 |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단거리 미사일 KN-23(화성-11가)을 조립하는 핵심 무기 제조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판단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KN-23과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00여발을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CNS)가 플래닛 랩스의 지난달 초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2월11일 공장’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함흥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위성 사진에서는 건설 중인 추가 조립 시설과 노동자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주택 등 새 건물들이 관찰됐고, 단지 내 일부 지하시설 입구를 보강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CNS 센터의 샘 레어 연구원은 이 공장이 화성-11급 고체 연료 탄도 미사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곳이라며 “공장 처리량을 크게 늘리고 있거나, 늘리려는 것”을 시사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새 건물은 기존 건물의 60 ~70 % 크기로 추정됐다 . 로이터는 앞서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관련 영상에서, 이 단지에서 KN-23의 꼬리와 노즈콘(가장 앞부분)을 조립하는 모습이 확인된 바 있다고 했다. 레어 연구원은 “탱크 바퀴부터 모터용 케이스까지 모든 것을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이에 관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군사전문가들은 2019년 5월 시험 발사된 KN-23이 저고도 비행 궤도를 그리며 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 러시아에게 유용하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위성 이미지를 분석하는 한국 기업 에스아이에이(SIA)도 이날 보고서에서 KN-23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북한의 탄도미사일 생산이 이뤄지는 ‘2월11일 공장’에 새로운 건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아이에이는 “부지 주변에 있는 수많은 건축 자재와 차량, 자재를 실은 화물차 등을 고려하면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다만 영국 런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조셉 뎀시 분석가는 로이터에 이번 시설 확장은 북한이 자체 무기고를 늘리기 위해 진행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이 모스크바와의 새로운 협력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확장했을지는 불분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25일(현지시각) 공개한 북한 미사일 잔해 속 외국산 부품 목록.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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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이날 누리집을 통해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KN-23과 KN-24 SRBM 100여발을 러시아에 제공했고, 발사대 유지보수를 위해 군 전문가들을 파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당국은 러시아가 이 미사일들을 지원받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방정보국은 또 미사일 잔해에서 확인한 외국산 부품 목록도 공개했다. 여기엔 중국, 미국, 일본, 영국,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회사들이 제조한 부품 총 36종이 나열됐다. 국방정보국은 “여기엔 영국 제조업체 엑스피 파워(XP POWER)가 만든 전압변환기가 포함됐으며, 2023년 2월에 생산됐다”며 “러시아와 북한, 이란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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