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엡슈타인.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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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측근이 고위직 임용 편의를 대가로 돈을 챙기려다 적발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워싱턴포스는 트럼프의 법률팀이 그의 오랜 측근이자 최고 법률 자문역을 맡아온 보리스 엡슈타인이 고위직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돈을 받으려고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엡슈타인이 각료급 등의 임용과 관련해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트럼프가 지시해 만든 검토 보고서에는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도 금품 요구 대상으로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엡슈타인이 트럼프와 가깝다는 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겼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엡슈타인의 행동은 트럼프에게도 추문이 될 수 있고 범죄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보고서에 담겼다고 했다.
보고서는 엡슈타인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매달 자문료를 주면 도움을 제공하겠다며 접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엡슈타인이 올해 2월 트럼프를 처음 만난 베센트를 호텔로 점심 초대를 한 뒤 매달 3만달러(약 4200만원)를 주면 트럼프 측근 그룹에 끼워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엡슈타인은 베센트에게 3대3 농구 리그에 1천만달러(약 140억원)를 투자하라는 제안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베센트는 선거 뒤 엡슈타인이 재무장관이 되고 싶은 자신을 내치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측근들은 엡슈타인이 베센트와의 통화에서 거친 말로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트럼프 거주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난 베센트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목격담도 보고서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엡슈타인이 선거 직후 방위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전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만나 정권 인수 기간에 월 10만달러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트럼프가 기소된 형사 사건들에 대응하는 법률팀을 이끌어온 그가 선거 직후부터 고위 공직자 후보들을 적극 추천하면서 고유한 역할을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엡슈타인은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됐으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및 성매매 의혹을 받다가 물러난 맷 게이츠도 추천했다고 한다.
엡슈타인의 문제의 행태를 보도한 보수 인터넷 매체 ‘저스트 더 뉴스’는 트럼프가 “모든 대통령 주변에는 그들을 이용해 밖에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어떤 지위에 있든 돈을 벌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많은 트럼프 측근들이 공직 후보나 기업들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면서 그 대가로 무엇을 챙기는지를 항상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엡슈타인의 경우 개인 고객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영업으로 다른 측근들의 의심을 샀다고 트럼프 측근들이 전했다. 그의 컨설팅 업체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등을 고객으로 삼아왔다.
최근에는 트럼프의 새로운 핵심 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엡슈타인과 각료 인사 문제를 두고 알력을 벌이다 마러라고 리조트의 만찬 자리에서 크게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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