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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14살 때부터 성적 매력" 노골적인 히트곡 가사…콜롬비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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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레게톤 장르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 카롤 지(Karol G).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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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기반 라틴팝 시장의 인기 장르 '레게톤'(Reggaeton) 히트곡이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화 하는 노골적인 가사를 담아 콜롬비아를 들썩이게 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콜롬비아 출신 유명 가수 카롤 지(Karol G)와 제이 발빈(J Balvin)은 다른 아티스트 6명과 함께 '+57′이라는 제목의 곡을 발표했다. 이 숫자는 콜롬비아 국제전화 국가번호를 뜻한다.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3500만 회 이상 재생됐으며, 콜롬비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가사 중 일부 내용이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화 하고, 콜롬비아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14살 때부터 '마마시타'" "작은 소녀에겐 주인이 있지만, 그녀는 원할 때마다 밖으로 나간다" "큰 엉덩이를 흔든다" 등의 가사가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화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마마시타'는 연인끼리 쓸 수 있는 애칭이기도 하나 성적 매력을 가진 여성을 표현하는 단어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아동복지기관 측은 NYT에 "이 노래는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는 성매매 범죄 패턴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도 나서 "모든 예술 장르에는 예술이 있지만 무지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은 이 곡에 대해 "진부하고 유치한 곡"이라고 비판하며, 이 노래가 콜롬비아를 "가난하고 불안정한 나라로, 여성을 덜 가치 있는 사람으로 대우하고, 도시를 큰 매음굴로 만들 수 있는 곳"으로 여기게 한다고 꼬집었다.

몇몇 의원들은 이렇게 일반 관념에 벗어나는 노골적인 가사를 쓰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카롤 지를 향한 비판이 거셌다. 카롤 지는 남성 중심의 레게톤 장르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로, 특히 강하고 당당한 여성상을 표현한 가사의 'Bichota'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해 음악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친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 등을 선정하는 '빌보드 위민 인 뮤직'에서 '올해의 여성상'과 '룰브레이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사의 '14세'가 '18세'로 바뀌는 등 내용이 일부 변경됐다. 카롤 지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일부 가사는 의도한 것이 아니며 전체 맥락에서 벗어났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책임을 지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카롤 지 외 제이 발빈, 블레스드, 라이언 카스트로 등 이 곡에 참여한 다른 아티스트들은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듣지 말라"라며 비판에 반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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