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에 '안정 속 혁신' 도모
신설 품질혁신위원회 사령탑도 맡아…"'품질 역량 강화"
이원진 사장, 1년 만에 일선 복귀…"마케팅 총괄 예정"
대표이사이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유임된 것. 한 부회장은 내년에도 스마트폰, 생활가전 사업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을 이끌며 '인공지능(AI)=삼성' 공식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의료, 로봇, 전장, 공조 등을 4대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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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DX부문의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4조3500억원, 10조16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늘었고, 영업이익은 13.6%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세계적인 가전·모바일 수요 둔화 여파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에 겸직 중인 생활가전(DA)사업부장은 물론이고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을 새로 맡게 되며 역할이 확대됐다.
고객과의 접점이 큰 DX부문에서 브랜드 이미지,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품질을 한 부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버즈3, 갤럭시Z 폴드SE 등에서 출시 초기 품질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품질은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개선해야 하는 분야로, 이를 부회장급에서 직접 책임감 있게 챙기겠다는 취지"라며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이 완료되면 위원회의 역할과 목표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일 진행된 제55주년 창립기념식 행사에서도 "고객을 위한 기술과 품질 확보는 경쟁력의 근간이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사활을 걸고 우리의 본질인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한치의 부족함 없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자"고 밝힌 바 있다.
한 부회장은 또 최근 취임 3주년을 앞두고 '원 삼성'에 이어 새로운 경영 화두로 '강한 성장'을 강조한 만큼 메드테크(의료기술), 친환경 공조 솔루션, 로봇, 전장 등 4대 신사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난 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에 참가해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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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8월 계열사 삼성메디슨을 통해 초음파 진단 리포팅 및 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삼성메디슨이 2011년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첫 인수합병(M&A)이다. 향후 삼성은 자사 AI 역량에 소니오의 기술력을 녹여 차별화와 함께 고객경험을 혁신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AI를 활용한 건강관리 솔루션을 지속 확대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간담회에서 "미래 사업을 들여다보며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고 성과가 나오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쪽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미팅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봇 사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다양한 영역에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X 부문 산하 로봇사업팀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으로 배치하는 등 로봇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전장은 '아픈 손가락'에서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자회사 하만과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친환경 공조 솔루션은 미국 내 합작법인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북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빅터 고메즈 삼성 HVAC 아메리카 CEO를 임명했다. 빅터 고메즈 CEO는 HVAC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 레녹스 HVAC 북미'는 지난 7월 삼성전자가 미국 HVAC 전문 회사 레녹스와 함께 각각 50.1%, 49.9%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플립6'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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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DX 부문 산하 조직의 경우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을 비롯해 김우준 네트워크(NW)사업부장 사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이 모두 유임되면서 내년에도 기존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DA사업부장 역시 기존대로 한 부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신임 DA 사업부장으로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을 선임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조직의 안정성 차원에서 현 체제가 유지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DX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글 출신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인 이원진 상담역이 작년 말 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에서 물러난 이후 1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해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맡아 마케팅과 브랜드, 온라인 비즈를 총괄할 예정이다. 또 삼성그룹 전체에서 총수 일가가 아닌 여성으로 처음 사장에 오른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브랜드전략위원(사장)으로 이동한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여 부문별 사업책임제 확립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으로 한종희 부회장을 선임해 품질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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