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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 “한국과 무역 비중 커… FTA 맺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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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 인터뷰

조선일보

26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초 체결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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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말레이시아는 모두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추진해 내년 초 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4~26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지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때 무역과 투자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며 “윤 대통령이 내년 초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때 FTA에 서명할 수 있게 노력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내년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이고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이다. 지역 내 안보를 위해 협력할 분야기 적지 않으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FTA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한국의 경우 말레이시아와 FTA가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 (무역 분쟁 확대 등) 글로벌 환경 변화 가운데 양국 모두 무역 대상국을 다변화한다는 이점도 있다. 인공지능(AI) 등 한국의 앞선 첨단 디지털 기업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수출품은 무엇이 있을까.

“방위 산업 분야, 드라마·식품 등 문화 상품도 수출 확대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한국산 소고기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할랄(이슬람 계율에 맞춤) 식품의 중심지로, 앞으로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도 더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는 약 7년간의 검역 협상 끝에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수출됐다. 농식품부는 할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한 해 한우 수출량이 약 600t으로 증가하리라고 내다봤다. 2022년 대비 약 13배 수준이다. 이슬람 인구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관련, 지난해 이스라엘의 선박 정박을 금지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해 제재를 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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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전 서울 소재 호텔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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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제재는 이슬람 인구가 다수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나.

“우리가 이슬람 국가여서 내려진 결정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민간인 살상과 식민지화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취한 조치다.”

-최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파병해서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어떻게 보나.

“이번 방한 때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성명 형식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나는 (현재 핵보유국인) 미국·이스라엘 등만 핵무기 보유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동의하진 않는다. 그러나 불안정한 국가인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은 역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선 우려하지만, 한편으론 (최근 논의되는 대로)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할 경우 북한군의 러시아 주둔에 반대할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1947년 말레이시아 페낭주에서 태어났다. 국립 말라야대에서 학사, 말레이시아 국립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이슬람 개혁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82년 당시 마하티르 빈 모하맛 총리 권유로 정치에 입문해 재무장관·부총리를 지냈다. 이후 마하티르와 정치적 갈등으로 여러 차례 투옥과 고문을 당했다. 2018년 국왕의 사면으로 석방된 후 야당 인사로 정치에 복귀해 2022년 11월 총리에 취임했다. 총리 취임 후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신영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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