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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가운뎃손가락 들고 대놓고 흔들"..女앵커 ‘수어조롱’ 논란 드라마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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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의 한 장면. 드라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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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배우 유연석과 채수빈이 주연을 맡은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수어를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극 중 앵커가 손가락을 이용한 욕과 ‘산(山)’을 표현하는 수어가 비슷하다며 농담을 던진 게 문제가 된 것이다.

문제의 장면은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던 중 ‘산’ 수어가 반복 송출되는 방송 사고가 나왔는데 극 중 앵커인 나유리(정규리)가 이를 손가락 욕으로 묘사하며 웃는 장면이다.

나유리는 “이거 산이죠? 뫼 산? 잘했어요.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 아니, 뫼산”이라며 양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흔들어 보였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각장애인 수어 통역을 조롱했다’는 취지의 항의 글이 잇따라 나왔다.

중앙대학교 수어동아리 ‘손끝사이’도 지난 26일 논평을 통해 이를 비판했다. 손끝사이는 “한국 수어가 청인(聽人)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며 “‘산’ 수어는 청인에 의해 농담거리로 소비되어 오며 농인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단어다. 이는 농인과 수어에 대한 무례를 넘은 차별과 조롱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가락 욕을 의도하면서 마치 자신은 ‘산’ 수어를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유희 삼으며 농인들의 고유한 언어로서의 수어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드라마는 농문화와 수어에 대한 이해를 전혀 담아내지 못한 채 서사를 위한 도구로(수어를) 소비했다”고 했다.

결국 제작진 측은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뤄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이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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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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