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생활 플랫폼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당근 앱을 켜면 하단 가운데 '동네지도'를 배치했다.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키우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동네지도가 활성화하면 당근의 주요 수익원인 '동네가게'들과 다양한 광고·마케팅을 연계할 수 있어서다. 관건은 지도앱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와는 다른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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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갈빗집 앞 붕어빵집' '붕어빵(저녁엔 6번 출구 앞에 계심)' '부동산에서 파는 붕어빵'….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이들 붕어빵집은 지역생활 플랫폼 '당근'에 올라와 있다. 당근 앱에서 '동네지도' 탭에 들어가면 '붕어빵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당근은 2020년부터 매년 겨울 붕어빵·호떡·군고구마 등을 파는 곳을 안내하는 '겨울간식지도'를 운영해 왔는데, 올해엔 붕어빵에 특화한 붕어빵 지도를 선보였다.
당근 붕어빵 지도의 독특한 점은 판매자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위치정보를 등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오픈맵' 방식이라는 거다. 이용자가 노점의 사진, 영업시간, 가격, 후기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직장인 김선경(30)씨는 "다른 지도 앱에선 노점이 검색되지 않아 불편했다"면서 "붕어빵이 먹고 싶을 땐 당근 지도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붕어빵 지도로 주목을 받은 동네지도는 당근이 강화하고 있는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당근이 지난 9월부터 앱 하단 정중앙에 동네지도 탭을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동네지도 탭을 누르면 내 위치를 기반으로 한 동네지도가 뜨고, 음식점·카페·미용실 등 동네가게를 검색할 수 있다.
기존엔 키워드를 검색하면 지도가 뜨는 방식이었지만, 지도를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근 측은 "이번 개편으로 한층 고도화한 동네지도를 전면에 배치했다"면서 "더욱 다양한 동네 콘텐츠와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내 근처 지도' 서비스를 론칭하고 언급했던 오픈맵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랬던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핵심 서비스로 키우는 덴 이유가 있다. '중고거래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당근으로선 '동네가게'들의 광고 매출이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동네지도에 동네가게를 노출해주고 다양한 광고·마케팅으로 연계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동네지도가 활성화하면 동네가게들에 홍보·예약·쿠폰 등 마케팅 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당근의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다.[※참고: 당근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6억원으로 2022년(498억원) 대비 156.2%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 중 동네가게 등 광고매출(1266억원)이 차지한 비중은 99.2%에 달했다.]
관건은 지도앱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지도'와의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네이버 지도에 락인된 이용자가 많아서다. 네이버 지도는 카카오맵·구글맵 등을 앞지르고 지도앱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장세도 꾸준하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네이버지도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29 43만명에 달했다. 올해(1월 대비 10월)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6위(289만명 증가)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러스트 | 당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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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네이버 지도가 강점을 나타내는 건 2002년 네이버 지역 정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쌓아온 막대한 데이터 때문이다. 네이버 지도는 단순한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전국 가게들의 운영정보, 예약, 리뷰 등과 연동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로선 가게의 다양한 정보와 리뷰 등을 갖춘 네이버 지도를 켤 공산이 크다는 거다. 붕어빵 지도처럼 당근 동네지도만의 차별점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상린 한양대(경영학)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당근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벗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추구해 왔다. 동네지도 역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동네지도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네이버·카카오 등 기존 사업자는 할 수 없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지역에 특화한 당근만의 서비스를 보여줘야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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