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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베트남 ‘사상 최대 금융사기’ 주범, 사형 선고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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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쯔엉 미 란 반틴팟홀딩스 회장이 3일 베트남 호찌민시 고등법원에 항소심 선고를 듣기 위해 출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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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사상 최대’ 규모 금융사기를 벌여 체포된 쯔엉 미 란 반틴팟홀딩스 회장이 항소심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3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호찌민시 고등법원은 이날 란 회장의 항소심 선고에서 “사형에서 감형할 근거가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1심은 횡령 혐의에 사형을 선고했으며 뇌물 공여 혐의에는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은 두 혐의에 대해선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신용기관 활동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20년형을 징역 16년형으로 감형했다.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란 회장은 횡령, 뇌물 공여, 신용기관 활동 규정 위반 등 3가지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번 사건은 전체적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피고인이 특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범죄를 많이 저질렀기 때문에 횡령·뇌물공여 등의 범죄에 대해 감경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란 회장은 측근들과 공모해 2012~2022년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6조7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2년 체포됐다. 그는 대리인 수십명의 명의로 SCB 지분 91.5%를 사실상 소유한 뒤 자신이 설립한 유령회사 1000여개를 이용해 허위 대출 신청으로 은행 돈을 빼낸 혐의를 받았다. SCB가 입은 경제적 피해 규모는 이자 등을 고려하면 약 677조동(약 37조1000억원)에 달한다. 란 회장은 이후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부하들을 시켜 중앙은행 등 금융당국 주요 관계자들에게 520만달러(약 71억원) 상당 뇌물을 건네기도 했다.

베트남 매체에 따르면 란 회장의 횡령 규모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5%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2022년 란 회장이 체포될 당시 베트남 주가지수가 급락하기도 했다. 란 회장의 남편과 조카를 비롯한 공범들도 징역을 선고받았다.

베트남은 사형 집행국으로 폭력범죄와 마약밀매, 경제범죄, 성범죄 등 다양한 범죄에 사형을 선고한다. 1심 선고 이후 란 회장은 즉각 항소하는 한편 자산을 매각해 변제하고 있다며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2심 선고 이후 베트남 언론은 란 회장이 횡령액 4분의 3 이상을 반환하면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란 회장은 지난 10월 별도의 재판에서 사기·자금 세탁 및 국경 간 불법 자금 이체를 통한 재산 취득 혐의 등으로 유죄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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