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톱 뉴스로 실시간 전달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 소식을 타진하는 CNN 보도. /CN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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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세계 주요 언론도 긴급 뉴스로 3일 보도했다. 대부분 주요 속보로 긴급 타전했다. 미국 CNN은 긴급 속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예고되지 않은 심야 TV 연설에서 한국의 주요 야당이 북한에 동조하고 반국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그는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밝히지 않았고 의회 다수당인 야당 민주당이 검찰 수뇌부를 탄핵하고 정부 예산안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접촉해 긴밀히 연락하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AP 역시 속보를 통해 “한국의 윤 대통령이 야당을 비판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이번 조치로 친북(親北) 세력을 척결하고 민주 헌정 질서를 수호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한국의 통치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명확하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윤 대통령이 야당을 ‘북한 동조 세력’이라 표현한 점, 그가 검찰총장 출신이란 점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폭스뉴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속보 및 주요 뉴스로 타전하고 있다.
NYT는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 군사독재가 종식된 이후 한국의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2022년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은 의회를 장악한 야당과 거의 지속적으로 정치적인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모든 뉴스 채널이 대통령의 연설을 재방송하고 있다”며 “계엄이 정확히 무엇을 수반하고, 한국에서 당장 무엇이 바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WP 역시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 후 낮은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의 배우자(김건희 여사)와 집권당 고위직들이 연루된 정치적 반발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결정이 한국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영국 BBC도 홈페이지 톱에 계엄령 선포 소식을 걸고 타임 라인 방식으로 속보를 타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중국 국영 CCTV는 서울발로 한국 내 정쟁이 격화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CCTV는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생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을 발표하고,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민주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구체적인 계엄령과 관련한 조치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의 야당이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사안을 두고 탄핵을 추진한 것이 계엄령 발표의 계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계엄을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신문, 신경보,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들도 CCTV와 신화통신의 보도를 인용했다.
중국판 네이버인 바이두에서는 이날 오후 10시 한국의 계엄령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같은 시각 실시간 검색어 10위에 ‘한국 대통령이 비상계엄령 선포’ 등의 관련 문구가 걸렸다. 중국인들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한국 영화 ‘서울의 봄’이 다시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각종 언론사들의 계정이 한국발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올리며 관심을 보였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사들은 오후 11시 넘은 시점에 각 사 뉴스 사이트 톱으로 일제히 ‘한국이 계엄령을 했다’는 속보를 타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윤 대통령이 3일 밤 ‘야당이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긴급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종북 세력의 청산과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면서도 ‘윤 대통령은 계엄 조치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한국 미디어도 당혹스러워하면서 윤 대통령의 발표를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여당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반발하고 있다”며 “잘못된 일이며, 국민과 함께 (계엄을) 저지하겠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전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온라인 톱뉴스로 “한국 대통령, ‘야당이 국정을 마비시켰다’며 계엄령”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선 최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검사 등 관료의 탄핵을 추진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며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했고 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랍권 언론도 한국의 계엄령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아랍권 대표 방송사 알 자지라는 “한국 대통령이 예고되지 않은 대국민 생방송 연설에서 국가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야당을 반국가 활동으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야당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의 정치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걸프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주의 세력’에서 국가를 보호하겠다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대통령이 제1야당인 민주당과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예상치 못한 사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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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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