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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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 국회의 결의에 따른 계엄 해제를 환영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관해 방향을 바꿔 계엄을 해제하라는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해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한미동맹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민주주의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한미동맹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칭송하며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들이 경쟁하는 지역에서 한국을 민주주의의 등대 역할로 여겼다"면서 '이번 계엄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핵심 동맹을 시험한다'고 제목을 붙였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며 "정치 갈등이 법치주의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되길 계속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백악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계엄 선포 이후 국무부의 커트 캠벨 부장관은 "심각한 우려를 갖고 한국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워싱턴과 서울에서 모든 급의 한국 측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한국 국회가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한 이후 "특정 국가의 법률과 규정은 준수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자 기대"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무효화 표결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주한미군 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태세 변화에 관한 질문에 "내가 아는 한 변화는 없다"며 "한국과 동맹은 철통같다"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사안과 관련 아직 공식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앙골라 순방 일정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관련 상황을 처음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3일 밤 10시 3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국회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약 2시간 30여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여 만에 긴급 특별담화를 내고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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