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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당분간 유동성 무제한 공급”…급한 불부터 잡는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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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안’ 해소 대책

경향신문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운데)가 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은 이병목 금융결제국장,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박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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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규모 증안펀드 가동
한은, 한시적으로 RP 매입

최상목, 각국·국제기구에
“국가시스템 정상” 긴급서한

12·3 비상계엄 사태 충격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자 금융당국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가능한 안정화 조치를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총 5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을 필요시 즉각 가동하기로 했고, 한국은행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직접 시중에 자금을 풀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국 재무장관 및 주요 국제기구 기관장, 글로벌 투자자 등에게 “한국의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의 긴급서한을 발송했다.

최 부총리는 4일 오전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열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금융위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를 필요시 즉각 가동하고, 4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도 최대한 운용하기로 했다.

증안펀드는 정부가 증시 안정화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조성하는 펀드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시기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가 캐피털 콜(필요시 출자) 방식으로 마련됐으나, 실제 집행되지 않아 이번에 사용이 가능하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금융위는 증안펀드로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표적인 지수 상품을 매입해 시장 안정화에 활용할 수 있다. 채안펀드와 회사채·CP 매입 역시 채권시장·자금시장에서 같은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은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등에도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한은도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RP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보통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RP를 정례적으로 사들여 시장의 유동성을 조절하는데, 비정례 매입을 통해 불안정해진 시장을 빠르게 진정시키겠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부터 RP 매입 대상에 산업금융채, 중소기업금융채, 수출입금융채, 9개 공공기관의 특수채, 농업금융채, 수산금융채 등을 추가한다. RP 매매 대상 기관도 국내 은행과 외은지점 전체, 증권사와 선물회사 전체로 확대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금융시장은 코로나19나 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안정적”이라면서도 “필요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번 정치적 사건으로 경기 전망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부는 실물경제 충격을 대비해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긴급경제장관회의 직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사, 미국 등 주요국 경제라인, 국내 경제단체, 금융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혜·임지선·김윤나영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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