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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여권 수뇌부 만난 윤 “계엄은 야당 폭거 탓…나도, 국방장관도 잘못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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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측, 경고성 계엄·체포조 등 항의

윤 대통령 임기 보장 두고는 엇갈린 전언

5일 대국민담화 등 추가 입장 발표 검토

경향신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대통령실·국민의힘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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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당의 폭거를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5일 대국민담화 등의 형식으로 추가로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및 권영세·김기현·나경원·주호영 의원 등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비상계엄 선포밖에 없었다”고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고 국민의힘 관계자가 전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 ‘민주당의 폭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를 두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의 전언이 엇갈린다.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회동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중단되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전해졌다. 한 참석자가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자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한 대표 측 정성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건 대통령실 이야기지 한 대표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또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 전한 요구사항에 대해 “안 먹혔다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대표가 공개 요구사항으로 밝힌 윤 대통령의 탈당과 내각 총사퇴, 김용현 국방장관 해임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답이 부정적이었다는 의미다. 한 대표는 이외에도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라는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야 주무장관으로서 대통령 지시받아서 한 것밖에 없는데 왜 그 사람이 뭘 잘못했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해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해임은 없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 관계자는 “용산 내에는 ‘헌법, 법률에 맞춰 권한 내에서 한 건데 잘못한 게 뭐가 있나’라는 분위기가 있다”고도 전했다.

이날 회동은 한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찾아가 성사됐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윤 대통령의 입장을 들어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한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정부에선 한 총리,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홍철호 정무수석이 참석해 당정대 회의를 했다. 이들은 상황을 공유한 뒤 윤 대통령을 찾아갔다.

윤 대통령은 오는 5일 대국민 담화를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 등과 만난 자리에서 5일 대국민 담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5일 담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전한 탈당 요구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을 만난 한 중진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탈당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날 당정대 회동에서 한 총리와 정 실장에게 윤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선 윤 대통령 탈당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경고성이었다는 해명에 대해선 “계엄은 그렇게 경고성일 수는 없다”며 “계엄을 그렇게 쓸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전날 계엄선포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대상으로 한 체포조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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