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차이나]
中 “정치공작부 주임 먀오화 상장 조사”
시 집권 후 초고속 승진한 ‘푸젠방’ 출신
장여우샤 군사위 부주석과 갈등설
2019년 10월 북한 방문 차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먀오화 중국 중앙군사위회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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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오화(苗華) 중국 중앙군사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이 기율 위반 혐의로 정직 상태에서 조사 중이라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푸젠성 인맥인 ‘푸젠방(福建幇)’의 일원으로 꼽히는 그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고속 승진을 거듭해 중국군 인사를 총괄하는 정치공작부 주임에 올랐어요. 사실상 시 주석의 군부 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낙마한 겁니다.
중국군은 지난해 리샹푸 국방부장과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등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고, 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을 비롯한 전현직 로켓군 고위 장성 10여명도 줄줄이 숙청을 당했죠. 한 해가 지난 이번에는 시 주석 최측근 고위 인사가 숙청 위기에 몰렸습니다. 해외 소셜미디어에는 푸젠성 출신으로 먀오화의 전우였던 린상양 동부전구 사령관도 연루돼 자살했다는 설이 나돌아요.
먀오화와 린상양은 모두 시 주석의 군부 측근이어서 부패 연루설, 군부 권력투쟁설 등 갖가지 관측이 나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군 부패 사건이 쏟아져 시 주석의 숙원인 대만 통일이 가능하겠느냐는 말까지 나와요.
◇무성한 소문에 “정직 후 조사” 공식 발표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11월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앙군사위원, 군사위 정치공작부 상장 주임 먀오화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당 중앙의 연구를 거쳐 정직 상태에서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1월 중순부터 해외 소셜미디어에는 먀오화가 조사를 받는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어요. 하루 전인 11월27일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둥쥔(蕫軍)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런 보도와 소문이 계속되자 중국 국방부가 먀오화 조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어요. 다만, 둥쥔 국방부장 조사 보도에 대해서는 “완전한 날조”라고 부인했습니다.
시 주석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근무했어요. 먀오화는 당시 푸젠성 샤먼에 주둔한 31집단군 정치부 주임으로 있으면서 시 주석과 교류했다고 합니다.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이 11월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먀오화 중앙군사위원, 정치공작부 주임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CC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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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집권 후 ‘헬리콥터 승진’
먀오화는 시 주석 집권 직전인 2012년 중장으로 진급했고 집권 직후인 2014년에는 해군 정치위원이 됐어요. 2015년에는 상장(上將·우리의 대장)으로 진급했고, 2017년에는 중앙군사위 군사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에 발탁됐습니다. 워낙 승진이 빨라 ‘헬리콥터 승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정치공작부는 공산국가 특유의 군 조직으로 군 인사 관리와 당 조직 건설, 사상 교육, 선전 활동 등을 총괄합니다. 과거 인민해방군 총정치국이었다가 2015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로 직제가 바뀌었어요. 시 주석이 집권 2기 군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푸젠방 출신 최측근 먀오화를 앉힌 겁니다.
이런 최측근 고위급 인사가 조사를 받는다는 건 작년 리샹푸 국방부장 조사 때와 비교할 수 없는 풍파를 불러올 것으로 보여요.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정치학 교수 쉬나 체스넛 그레이튼스는 “먀오화는 국방부장보다 높은 중앙군사위원으로 정치공작부를 이끄는 인물”이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그의 정직은 엄청나게 큰일”이라고 했습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군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지휘기구로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6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2015년 상장으로 진급한 먀오화 당시 해군 정치위원이 시진핑 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난양상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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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직계 고위급 줄줄이 조사”
먀오화 조사 사실은 해군사령부 중샤오(中校·중령) 출신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야오청이 11월11일 공개했어요. X(옛 트위터)에 쓴 글에서 “중국 군사위 내분이 고조돼 공개화되고 있다”면서 “군사위원이자 정치공작부 주임인 먀오화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썼습니다.
11월12일에는 “친성샹 전 군사위편제개혁판공실 주임, 위안화즈 해군 정치위원, 친수퉁 육군 정치위원이 지난 10월 조사를 받을 당시 먀오화도 이미 체포됐다”면서 “최대 관심사는 누가 이번 숙청을 주도하고 있느냐는 점”이라고 적었어요.
친성샹은 2016년 시 주석의 군 개편 작업을 총괄했습니다. 위안화즈는 먀오화의 후임으로 해군 정치위원에 발탁됐고, 친수퉁 육군 정치위원은 먀오화가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을 당시 근무한 31집단군 출신이죠. 이렇게 군부 내 시 주석 직계로 꼽히는 인물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게 되자 야오청이 ‘누가 이 숙청을 주도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한 겁니다.
중국 해군사령부 중샤오 출신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야오청은 11월11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썼다.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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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젠방 맞선 장여우샤 급부상
해외에서는 중앙군사위 제1 부주석을 맡고 있는 장여우샤(張又俠·74)를 주목해요. 그는 개국 공신인 장쭝쉰 전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상장)의 아들로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인물입니다. 아버지가 개국 공신인데다 참전 경험까지 있는 군 원로여서 군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해요.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시 주석과 별도로 장여우샤 부주석을 만나 회담을 했습니다.
그는 시 주석과 같은 태자당 출신이긴 하지만 시 주석이 발탁한 허웨이둥 부주석,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등 푸젠방 출신과는 관계가 좋지 않아 양측 간 권력투쟁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와요.
시 주석이 방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 문제가 심각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치공작부는 중국군 부패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중국군 고위 간부의 승진과 보직은 정치공작부의 평가 과정을 거칩니다. 정치공작부의 평가에 따라 명운이 좌우되는 만큼,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뇌물이 횡행한다고 해요. 먀오화의 전임인 장양(張陽)은 마대자루로 돈을 쓸어담았다고 해서 별명이 ‘장마대’였습니다. 그 역시 2017년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월29일 베이징에서 장여우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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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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