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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독재정권 무너진 시리아의 앞날은?…"2003년 이라크 연상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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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 수장, 종파와 민족에 관용적 태도 보여

각 세력이 승리 후 전리품 분배할 때 갈등 발생 가능성

뉴스1

8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가 붕괴된 뒤 다마스쿠스 대통령 궁 입구에서 시민들이 국기를 떼어 내고 있다. 2024.12.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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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건 시리아 안팎에서 환희를 일으켰지만, 동시에 이 나라를 깊은 불확실성에 빠뜨린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가장 강력한 반군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주도했다. 한때 알카에다 계열이었던 HTS는 유엔과 미국 등에서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이다.

다마스쿠스 정복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혔던 HTS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졸라니(42)는 한때 이슬람국가(IS)와 협력하기도 했으며 1000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걸려 있다.

HTS는 북서부 이들리브 지방을 통치하면서 온건한 성향으로 변화를 꾀했으나, 철권 통치 방식을 유지했다. 유엔에 인권 침해 사례도 여럿 보고됐다.

최근 시리아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HTS와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 남부의 다른 반군 사이에 조율이 있었으나 이들 간의 갈등이 각 세력이 승리 후 전리품을 분배하려 할 때 나타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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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사실상 13년간 이어진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시티역 광장에 모인 시리아인들이 아사드 정권 붕괴에 환호하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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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시리아의 정부·안보·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남아 있다며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 때문에 다음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인 사남 바킬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 원활한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속도와 불확실성은 시리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과 올바른 거버넌스에 대한 다음 단계에 많은 위험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도 다마스쿠스의 혼란스러운 권력 공백을 메우고 통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 반군 연합이 시리아 전역에 대한 통제권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NYT는 새 정부가 시리아 내 다른 반군 세력과 경쟁적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권 교체 과정을 관리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는 공무원의 임금을 지불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고 짚었다.

시리아의 현 상황은 미군이 사담 후세인의 통치를 종식시켰던 2003년 이라크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민주주의 전환에 대한 초기 낙관론은 빠르게 시들고, 약탈이 수도 바그다드를 휩쓸었으며 점점 폭력이 빈번해지며 잔혹한 종파 내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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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가 붕괴된 뒤 다마스쿠스에 있는 내무부 건물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4.12.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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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반군은 아사드 정권을 완전히 축출했고 이는 대중적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국제위기그룹의 라히브 하이젤 분석가가 주장했다.

하이젤은 "HTS 지도자 졸라니는 자신의 통제 지역에서 종파와 민족에 대한 관용을 보였다"며 "이런 징후는 긍정적이지만 과연 유지될지 의문이다. 오늘날의 시리아는 2003년의 이라크보다 훨씬 빈곤하고 사회적·경제적 압박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리나 카티브 연구원은 시리아의 다음 단계를 파악하려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이란의 오랜 지원과 그 역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때 시리아 북부와 북동부를 장악했던 IS가 혼란을 이용해 재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이 매체는 아사드가 마침내 축출된 지금 시리아는 독재자들의 몰락 이후 황폐화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건과 화해라는 힘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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