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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반군은 왜 군복 대신 후드티·야구모자일까? [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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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후 국영 방송에 등장한 시리아 반군.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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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한 시리아 반군은 군복을 입지 않고, ‘후드티’와 같은 평범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반군은 전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후 시리아 국영 방송에 등장했다.

이들은 후드티, 운동복, 패딩 점퍼, 야구모자 차림으로 나와 “우리 군이 다마스쿠스의 해방,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실각, 정권의 감옥에서 억압받는 모든 수감자의 해방을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방송에 나온 반군 중 군복을 입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이들은 옷에 계급이나 소속을 나타내는 배지도 달지 않았다.

다마스쿠스 시내에 등장한 반군들도 마찬가지다. NYT는 반군이 후드티와 청바지, 카고팬츠, 운동복을 입고 있어 마치 평범하게 출근하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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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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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의 이런 복장은 항상 정장을 차려입던 아사드 대통령과 큰 대조를 이뤘다.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24년의 통치기간 동안 단정한 어두운색 정장, 빳빳한 흰색 셔츠와 넥타이 차림으로 대중 앞에 섰다.

아사드의 근엄한 옷차림은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하에 있다는 이미지를 의도한 것이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을 탄압하면서 50만명이 넘는 시리아인이 사망했다. 경제는 무너졌고, 가뭄으로 인해 기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할수록 아사드의 옷차림은 더욱 화려해졌다. 집권 후반기 그는 회색빛이 도는 넥타이를 매면서 매듭을 어린아이 주먹만 하게 만들었고, 머리는 매일 다듬는 것처럼 바짝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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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들이 30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 중부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초상화를 찢고 있다. 시리아 반군은 정부군과의 격렬한 전투 끝에 시리아의 주요 도시이자 옛 경제 중심지였던 알레포를 상당 부분 장악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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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제 헤지펀드 매니저처럼 자신을 꾸몄지만, 이 모습이 대중의 사랑을 얻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반군의 말이 시리아의 새벽을 선언했다면, 그들의 제각각인 복장은 그 메시지를 증폭시켰다”라며 “아사드의 정장이 차갑고 닿을 수 없는 느낌을 전달했다면 반군 대변인의 후드티는 평범함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NYT는 반군의 평상복 차림은 다마스쿠스와 같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투에도 적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범한 복장 덕에 시민 사이에 쉽게 섞여 들어갈 수 있었으며, 반군이 군복을 입었다면 오히려 더 눈에 띄었을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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