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살 이도현군의 목숨을 앗아간 2022년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재연 실험이 지난 4월 강원 강릉에서 진행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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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이도현군이 숨진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재판에서 "차량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 증언이 나왔다. 도현군은 2년 전 할머니가 몰던 티볼리 차량을 타고 가다가 급발진 의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부장판사 박상준)는 전날 도현군 가족이 차량 제조사 KG모빌리티(KGM)를 상태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전문가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도현군 가족 측이 신청한 증인 박정철 변호사가 출석했다. 박 변호사는 사고 차량에 장착된 ECU(전자제어장치) 제조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박 변호사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사람이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급발진 관련 소프트웨어라고 해서 결함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천문학적으로 낮느냐'는 질문에 "ECU 내부에서 의도치 않은 가속이 발생할 경우 엔진을 컷오프시켜 운전자 생명을 보호하는 로직이 마련돼 있다"며 "천문학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면 그런 진단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험상 소프트웨어 결함은 양산 이후에도 나타났기 때문에 급발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KGM 측은 ECU 대신 다른 안전장치로 차량 제어가 가능하고 사고 차량의 경우 기계식 브레이크가 장착돼 ECU 결함이 있더라도 브레이크로 감속해야 하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ECU 결함이 발생하면 브레이크가 작동한다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도현군 가족 측은 박 변호사에게 '증인석에 서기까지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전에 다녔던 회사 매니저분이 증언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속 구체적으로 추궁했다"며 "전 직장 회사 임직원과 소통했는데 이제 저에 대해 좀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 사전에 취소할까 고민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양측은 2시간가량 해외 사례와 판례 등을 제시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7일에 열린다.

도현군은 2022년 12월 강릉시 홍제동에서 할머니가 몰던 티볼리 차량을 타고 가던 중 급발진 의심 사고로 사망했다. 도현군 가족은 이후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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