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권성동 의원(왼쪽)과 김태호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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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계파간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친윤석열계 쪽에서는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원조 친윤’인 권성동(5선) 의원을 밀고 있지만, 친한동훈계 쪽에선 권 의원이 선출될 경우 ‘계엄 옹호당’으로 비칠 수 있다며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김태호(4선) 의원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두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반대 당론이 유효하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탄핵 반대에 대한 당론이 결정돼 있고, 그 당론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날부터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위한 로드맵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런 조기 퇴진보다는 탄핵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당 안에서는 14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석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권 의원은 탄핵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참석 여부를 당론으로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의원총회를 열어서 집약된 의견 모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율투표 방침 요구에 대해선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조경태 의원 등 탄핵 표결에 동참해 찬성 표를 던지겠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 의원들이 있는데 ‘이들의 의견을 소수의견으로 봐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당론이 탄핵 반대로 결정된 만큼 지금은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12·3 내란사태 수습 방안으로 거론되는 윤 대통령 퇴진 시기와 관련해선 “우선 우리 당론이 탄핵 반대이기 때문에,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면서 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와 같이 언제쯤 조기 퇴진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 논의가 집중되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당 안에서는 12·3 내란사태 와중에 친윤계 원내대표를 만드는 것은 옳지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상욱 의원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그건 의원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런 친윤 프레임을 자꾸만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고 우리 의원들 모두가 단합할 때고 협력할 때”라며 “원내대표가 되면 저를 비판하는 그런 의원님들을 포함해서 모든 분들과 협력해서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런 시각에 대해 “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일한 적도 없고, 호가호위한 적도 없다”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김태호 의원은 이날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본다)”며 “전체 당론을 통해서 본회의장에 자유 의지를 가지고 투표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 표결이) 인위적으로 당을 위한 정치로 비춰져선 안 된다”며 “진짜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모습을 의연하게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에 참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 그렇게 생각해도 될 것”이라며 표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저는 계파에 의존해서 지금까지 정치를 하지 않았다. 그런게 있다면 제가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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