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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삼성, 기술적 문제" TSMC 창업자 발언에 韓반도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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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리스 창 TSMC 창업자/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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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이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 국내 반도체업계는 불편한 기색이다. 대외비인 반도체 경쟁 기업의 기술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것은 '결례'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리스 창은 지난 9일 자서전 출간 기념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의 창업자에게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전자와 인텔에 대한 질문이 주어지자 이같이 답한 것인데, 소식이 전해진 11일 일부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불편한 반응이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TSMC보다 앞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TSMC는 내년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에 처음으로 GAA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GAA기술은 기존의 핀펫 기술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면에서 뛰어나다. GAA 공정 도입 시기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섰지만, 수율을 끌어올리는데에는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창 창업자가 "기술적 어려움"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TSMC에서 적용하는 기술 가운데 삼성전자가 못 하는 것이 있어 그렇게 표현한 듯 하다"며 "원론적 지적"이라고 말했다. 공정 마진이 다소 낮은 측면이 있어 TSMC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공정 마진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떤 목표를 달성할 때 오차 범위가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GAA는 미들급 제품은 이미 잘 만들고 있고, 고성능칩도 꾸준히 개선 중"이라며 창 창업자의 발언을 경계했다. 반도체업계 거두의 발언을 존중하지만, 그의 발언에 동의하진 않는다는 의미다.

경쟁사가 타 기업의 기술 관련 내부 사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가 통상 기업들이 동종 업계 경쟁사에 대한 평가 발언을 삼가는 분위기인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리스 창은 평소 삼성전자에 부정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자서전에서도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1988년 TSMC에 메모리반도체 협업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모리스 창은 "삼성전자와 협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다"고 말했다.

창 창업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뒤 1987년 TSMC를 창업해 현재 전세계 파운드리 1위로 이끈 인물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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