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발언보다는 노래와 구호
촛불·응원봉으로 밝히는 거리
축제의 장 된 여의도 국회 앞
'12·3 비상계엄' 규탄집회 후
국민의힘 당사 집결해 집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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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용산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한 11일 저녁, 여의도 국회 앞 거리에는 격렬한 발언보단 노래와 구호로 가득했다. 국회의사당을 등지고 길 위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끊임없이 리듬감 넘치는 노래와 구호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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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현장의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저마다 응원봉을 손에 들고 최신 가요의 멜로디에 맞춰 개사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여의도를 찾은 이 모(22) 씨는 아이돌 그룹 앤팀의 응원봉을 들고나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너무 어려서 주변에서 집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때 무섭고 마치 나가면 다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지금은 다들 응원봉을 들고나와서 그런지 재밌고 동질감이 느껴져서 편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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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의 시민의 모인 이날 집회는 ‘나눔’의 현장이기도 했다. 불이 꺼진 양초를 들고 다니는 시민들에게 또 다른 시민이 다가와 흔쾌히 불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불 나눠 드릴까요”라며 조심스럽게 한 시민에게 다가간 20대 채 모 씨는 “나도 현장에 와서 양초를 얻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다가와 불을 나눠 줬다”면서 “불도 나누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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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집회 문화로 자리 잡은 응원봉을 판매하는 매대 사이로 핫팩을 무료로 나눔하는 단체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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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응원봉을 구입해서 여의도를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창원에서 올라온 하주영(24) 씨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응원봉을 대여도 하고 있다”면서 “촛불이 아니라 꺼지지 않고 밤에도 잘 빛나서 중고 거래로 구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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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가지각색의 피켓들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직접 피켓을 제작해 가지고 온 시민들은 다른 집회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피켓이 잘 보이도록 정리를 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주변으로는 “이것 봐”, “너무 재밌다” 등 감탄이 터져나왔다.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시민들은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하 씨는 “수사 협조가 잘 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대통령이 자기 보호를 위해서만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필(62) 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수사 기관의 압수수색 등에 협조가 잘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면서 “시민들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서 탄핵을 외치고 있는 만큼 이번 주 토요일 표결은 가결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회 앞 대로에서 집회를 마무리한 시민들은 인근 국민의힘 당사까지 행진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도 ‘국민의힘 해체’ 등 구호를 외치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가진 시민들은 이날 저녁 9시께 해산했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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