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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팔란티어 주가 고점 쳤나…밸류에이션, 닷컴 버블 정점 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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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주가가 4.3배 폭등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고점을 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팔란티어는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다.

팔란티어 주가는 11일(현지시간) 2.3% 오른 72.5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6일 76.34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뒤 2일 연속 하락하다 반등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팔란티어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전날(10일) 종가 70.89달러를 기준으로 주가가 지난 12개월간 매출액 대비 67배에 달한다. S&P500지수의 지난 12개월 매출액 기준 주가매출액비율(PSR)이 3.2배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아도 너무 높다.

배런스는 과거 역사를 볼 때 밸류에이션이 이처럼 과도하게 팽창한 경우 주가는 고점을 치고 최소한 중단기적으로나마 조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팔란티어와 같이 주가가 고평가된 사례는 1999~2000년 닷컴 버블과 2000~2021년 코로나 팬데믹 때 많았다.

아마존은 1999년에 PSR이 66배에 달했고 이후 3년간 주가는 88% 폭락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전자상거래 매출 약세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아마존은 20003년까지 흑자 전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 기간 동안 매출액이 줄어든 적이 없으며 매출액 성장률은 2001년에 13%로 바닥을 친 뒤 다음해에 강하게 반등했다. 1998년과 19999년에 아마존의 미래를 낙관했던 강세론자들은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몇 년간 고생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승리했다. 아마존 주가가 2005년까지 3년간 278% 폭등했기 때문이다.

물론 펫츠닷컴이나 웹반(Webvan)처럼 주가가 치솟아 올랐다가 닷컴 버블이 붕괴되며 사라진 기업도 적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때도 적지 않은 기업들이 현재의 팔란티어처럼 밸류에이션이 팽창했다. 당시 재택근무가 늘면서 화상회의 서비스 회사인 줌 커뮤니케이션스는 2020년 한 때 PSR이 178배에 달했다. 코로나 감염이 정점에 달했을 때 줌의 매출액은 연간 300% 이상 폭증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근로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한데다 화상회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줌의 매출액 성장세는 둔화됐고 주가는 2020년 고점 대비 3년간 86% 폭락했다. 줌의 주가는 최근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0년 고점 대비 83% 낮은 상태다.

코로나 팬데믹 때 사이버 보안업체들도 주가가 치솟아 올랐다. 그 중 지스케일러는 매출액이 회계연도 2021년에 56%, 2022년에 62% 급증했고 2021년 고점일 때 지스케일러의 PSR은 74배였다.

지스케일러는 매출액 성장률이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유지됐지만 지난 4분기 동안 영업이익률이 -5%로 수익성 면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지스케일러의 주가는 2021년 고점 이후 3년간 45% 하락하며 거의 반토막이 났다.

물론 팔란티어가 이들 기업의 주가 흐름을 답습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배런스는 팔란티어 주가가 경쟁업체보다 크게 고평가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배런스는 팔란티어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콘스텔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팔란티어와 콘스텔레이션은 모두 정부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분기 매출액이 20% 이상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10%대 중반대다. 다만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모두 팔란티어가 조금 앞선다.

매출 규모는 콘스텔레이션이 팔란티어보다 3.5배 크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팔란티어가 콘스텔레이션의 2.6배 수준이다. 팔란티어는 PSR이 67배에 이르지만 콘스텔레이션은 7배로 훨씬 낮다.

배런스는 두 기업의 이 같은 밸류에이션 격차가 팔란티어 주가가 고평가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팔란티어는 오는 13일 나스닥100지수 조정 때 신규 편입이 거의 확실시된다. 나스닥100지수는 매년 12월 둘째주 금요일에 연례 조정을 진행하며 나스닥시장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순으로 편입한다. 팔란티어는 현재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기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크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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