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강남구 압구정 일대 등에서 가슴 등 자신의 신체 부위를 행인들에게 만지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씨 모습. 이 여성은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알몸에 박스만 걸친 채 행인에게 자기 가슴을 만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씨에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12일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여성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강남구 압구정 일대 등에서 가슴 등 자신의 신체 부위를 행인들에게 만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알몸 상태로 구멍이 난 박스만 걸친 채 거리를 돌아다녔다. A씨의 모습은 B씨, C씨에 의해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에 공유됐다.

A씨의 범행을 도운 B씨와 음란 콘텐츠를 기획한 C씨는 각각 벌금 400만원,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세 사람에 대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사람이 오가는 통행로에서 행인을 상대로 가슴을 만지게 한 행위는 충분히 선정적"이라며 "타인에게 성적 상상이나 수치심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실제로 피고인들의 행위를 제지해 달라는 시민 신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평등 의식을 위한 일종의 행위 예술'이란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선 "A씨가 화제의 중심에 서고 싶어 범행했다고 했다"며 "나머지 두 피고인은 구독자 10만명이 넘을 시 박스 아래쪽에 구멍을 추가로 뚫겠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결국 A씨의 인지도를 획득하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문학적, 예술적, 교육적 가치도 도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평균 입장에서 관찰 및 평가해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불쾌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A씨는 마약 구매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한 판매상으로부터 마약류 약품인 케타민을 여러 차례 구입한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