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파동]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리면서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박정하 비서실장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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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국민의힘 차원의 수습에 나설 새 원내대표로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한동훈 당대표와의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친윤계에선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한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압박하고 있다. 친윤 성향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국민의힘 지도부 사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친윤계에선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동반 사퇴하면서 ‘한동훈 체제’를 와해하는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거론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당내 화합을 해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비상계엄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분당(分黨) 조짐이 보인다면 최고위원회 해산을 통한 한 대표 축출까지 염두에 두는 걸로 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에서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은 친윤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친한계 최고위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사퇴한다면 한 대표 체제는 무너지고 새 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한 대표가 당대표에서 물러나면 비대위를 꾸려 사태 수습을 맡기겠다는 게 친윤계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이날 측근들에게 “우리는 계엄을 막은 정당”이라며 “계엄을 막은 정당이 계엄을 옹호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선포를 옹호하면 역사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시선은 장동혁 최고위원으로 쏠린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맡아 한 대표(당시 비대위원장)와 함께 공천 작업을 주도하는 등 친한계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최고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핵안 가결 이후 장 최고위원이 물러나고, 친윤계 최고위원 3명이 동반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은 “상황이 달라졌다.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어떤 당론이 정해지는지 지켜보고 거취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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