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년 맞는 히트 K-푸드](21)풀무원 '포장두부' 출시 40주년
풀무원이 1984년 출시한 비닐 포장 두부./사진=풀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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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식품 업계에도 급격한 변화가 감지됐다. 식품 위생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먹거리 품질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었다. 유통기한 제도가 1985년 처음 도입된 것도 이런 이유들이 배경이 됐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급격하게 성장한 기업이 있다. 유기농 야채가게에서 시작해 지금은 연매출 3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풀무원' 얘기다.
풀무원은 1984년 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포장 두부'를 선보였다.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인 두부는 오래전부터 '비포장'이 대세였다. 제조 방식은 조선 시대와 크게 달라진 게 없었고 포장도 마찬가지였다. 종소리를 내며 동네를 도는 두부 장수가 커다란 판두부를 잘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주거나 신문지로 둘둘 말아주는 게 전부였다. 위생 측면에서 꽤 열악했다.
유통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두부에 유독성 방부제가 사용되고 이물질이 섞인 저품질 제품도 많았다. 이 때 풀무원은 국산콩만 사용해 안전한 재료로만 두부를 만들고 밀폐 용기에 두부를 담아 판매하기 시작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1960~1970년대 개발된 신도시서울 강남의 젊은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풀무원은 포장 두부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대량 체제를 갖추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법인을 설립하고 포장 두부 품질 개선에 나섰다. 부피가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운반 도중 터지기 쉬운 비닐 포장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을 찾았다. 콜드체인(냉장 유통)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 상온에서 하루에서 이틀이면 상하는 두부를 대량으로 유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풀무원은 1987년 두부 포장을 비닐에서 플라스틱으로 변경했다. 지금도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포장 두부의 시작이다. 풀무원은 1993년 서울 서대문구에 냉장 물류센터를 마련해 유통망을 갖췄다. 포장 두부를 전국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바른 먹거리'를 만든다는 지금의 풀무원 이미지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미국에도 법인을 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포장 두부를 판매하면서 풀무원의 매출액은 10년 만에 1000배 이상 성장했다. 풀무원은 1984년 매출액 7800만원을 기록했는데 1994년에는 1300억원을 판매한다. 풀무원은 이후부터 현재까지 국내 두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팔려나갔다. 풀무원이 연간 생산하는 두부는 1억개다.
풀무원은 2005년 국내 생식 업계 처음으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획득했고 2006년 완전 표시제를 시행했다. 냉장식품에 유통기한과 별도로 제조일자를 병행 표기한 것도 풀무원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는 원재료·첨가 물을 공개하는 '클린라벨'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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