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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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탄핵안 가결 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임기 내내 권위주의적 태도를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 끝내 정치적 몰락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비상계엄 선포로 민주주의를 혼란에 빠뜨린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결과 탄핵안이 가결됐다”며 시민들로 가득 찬 거리가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독일 주간 디차이트는 탄핵안 통과가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와 어우러져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점에 주목했다. WP는 이런 분위기가 “주목할 만하고 고무적”이며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라는 조앤 조 미국 웨슬리언대학 동아시아학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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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외신들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차기 대선 등 남은 절차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 탄핵안이 최근 8년 사이 두 번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꾸는 등 근본적인 정치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외신들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우려도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권한대행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의 피의자인 만큼 “리더십 공백 위험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러한 권력 공백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등과 맞물린다는 점이 더욱 우려를 키운다고 전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안이 가결되자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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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끝내 사과하지 않은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특히 그가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만큼 비장한 표정으로”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 등장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치자 일부 여당 의원들도 등을 돌렸고, 탄핵 표결이 불성립된 지난 7일과 달리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디차이트는 평가했다.
가디언도 분석 기사를 통해 이러한 윤 대통령의 “고집스러움”이 정치적 몰락을 자초했다면서 “비상계엄 사태는 치명적인 오판이 아니라, 임기 내내 계속된 정치적 위기의 정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가 말로는 ‘자유’를 강조한다면서도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차’에 “엄중한 경고”를 내놓고, 언론 자유를 탄압하며, 노조를 몰아붙이는 등 임기 초반부터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였다고 짚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부족한 정치 경력은 점차 체계적인 민주주의의 퇴보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했던 그가 파면될 위기에 처하면서 운명이 뒤바뀌었다고 전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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