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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한 같은 당 의원에 “쥐XX” “세작”···마녀사냥하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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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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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두고 15일 국민의힘 내에서는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탄핵 책임을 여당 탄핵 찬성파에 돌리면서 친윤석열(친윤)계 중심의 탄핵 반대파가 수습 국면 주도권을 쥐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집권여당으로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자성보다 탄핵 찬반 공방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와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찬성 의원들을 ‘레밍’으로 표현하며 “이 당에 있어본들 민주당 세작에 불과하다”고 당을 떠나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SNS에 탄핵 찬성표에 대해 “의원총회(의총)를 열어 결정한 당론이 애들 장난인가”라며 “쥐새끼 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고 비판했다.

전날 탄핵안 가결 후 열린 의총에서는 ‘탄핵 부결’ 당론을 이탈한 의원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탄핵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돼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은 의총장에서 나가라”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등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한 의원은 “한명씩 일어나 가부나 기권을 다 얘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무기명이 원칙인 탄핵안 표결의 당론을 거수로 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공표한 김예지 의원이 “차라리 제명해달라”고 하자 한 의원은 “그러지 말고 탈당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무소속으로나마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제명 대신 탈당을 택해 다음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다.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탄핵 찬성 의원들에게 집중포화가 쏟아지는 데는 국민의힘 대다수가 ‘탄핵 반대파’라는 현실이 반영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친윤계로 비상계엄 사태 전에도 한동훈 대표와 친한동훈계 중심의 당 운영에 비판적 태도를 취해왔다. 친한계를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며 친한계가 지도부 일선에서 후퇴하는 방향은 이미 현실화했다. 향후 대선 정국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치러질 경우 친윤계가 주도권을 쥐는 상황도 예상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공동 책임을 지는 여당이 비상사태에 대한 자성을 잊고 탄핵 공방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다들 어떻게든 책임을 미루고 책임질 사람을 찾으려고 난리”라며 “탄핵될 건 다 알고 있었을 텐데 끝나고 나니 갑자기 ‘탄핵 찬성 누른 사람을 색출하자’ ‘여기(의총장) 없는 사람이 누구냐’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계엄은 대단히 잘못됐고 우리 당도 그걸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반성 없이 당론을 따르지 않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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