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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조선일보 국제부가 뽑은 올해의 동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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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전쟁으로 지구촌이 들썩이는 동안 동물 세상 역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 중 어떤 동물의 활약상은 인간 세상에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만감이 교차하게 했다. 2024년 세계사에 굵직하게 이름을 알린 동물 다섯 마리를 선정했다.

◇역대급 견생역전을 이룬 시바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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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카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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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일본 시바견 ‘가보스’의 죽음을 추모하러 지바현 작은 마을에 수백 명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주인 목숨을 구한 충견도 아니고 천수(18세)를 누리고 떠났을 따름인데 애도 열기가 뜨거웠던 건, 유명 가상 화폐 ‘도지코인’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유기견으로 살처분 직전 마음씨 좋은 주인을 만났고, 주인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온라인에 뜨면서 도지코인 모델로 발탁됐다.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며 스타가 됐고, 주인은 초상권 수익을 남수단 학교 건립에 기부했다. 견(犬)생역전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러시아 스파이’ 벨루가의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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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다 죽은 채 발견된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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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돌고래로 사랑받는 ‘벨루가’ 폐사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9월 노르웨이의 앞바다에서 발견된 ‘발디미르’다. 노르웨이어로 고래를 뜻하는 ‘발’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합쳐 이름 붙였다. 2019년 러시아제 추정 카메라 장비를 착용한 채 노르웨이 해변에서 발견돼 ‘러시아 해군에서 훈련받은 스파이 돌고래’로 의심돼왔다. 깜찍한 생김새 때문에 인간에게 납치돼 수족관에서 갇혀 사는 동족들 못지않은 기구한 운명이었다.

◇오하이오 스프링필드의 개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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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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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TV 토론에서 한 말이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택가에서 고양이가 아이티 이민자에게 잡아먹힌 흔적이 있다는 근거 없는 소셜미디어 괴담이 유력 대선 후보의 입을 통해 무한대로 확대·재생산됐다. 무책임하다는 비난 속에서도 반이민 정서를 극대화시킨 트럼프는 결국 선거에서 압승했고, 개·고양이는 얼떨결에 대선 일등공신이 됐다.

◇워싱턴으로 돌아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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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국 스촨성 기지에서 촬영된 판다 칭바오./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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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민간 외교관 ‘판다’의 활약상은 올해도 여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시 기한이 만료된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판다 가족을 자국으로 데려갔지만, 올해 10월 새로운 판다 한 쌍을 워싱턴DC로 보냈다. 이 소식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발표할 정도로 미국의 관심은 컸다. 중국은 서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도 한 쌍을 보냈고, 스페인과 호주에도 판다를 보냈다. ‘귀여움으로 주재국 국민의 마음을 살살 녹이라’는 특명이 주어지는 ‘판다 외교관’ 육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노벨상 발표에 등장한 종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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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단체 '니혼 히단쿄'의 상징인 종이학을 그리기 위해 동료가 접어준 종이학 모형을 관찰하고 있다./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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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한 해였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일본 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피단협·일본어 발음 ‘히단쿄’)’는 1945년 원폭 투하 피폭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반핵 시민단체다. 노벨상 발표 때 공개되는 사람 얼굴 일러스트 대신 그린 단체 상징 종이학이 눈길을 끌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자였던 소녀가 몸이 낫기를 바라며 종이학 1000마리를 접었다는 사연에서 비롯됐다. 종이학의 모델은 십장생의 하나인 두루미. 올해만큼은 ‘장수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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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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