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 인터뷰
"배당금 많아도 기초자산 하락하면 결국 손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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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주인공은 단연 커버드콜 ETF다. 연초 11개에 불과했던 상품 수는 지난 13일 기준 32개로 늘었다. 순자산은 7898억원에서 6조2896억원으로 5조4998억원 증가했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제2의 소득을 만들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월 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커버드콜 ETF의 경우 다른 월 배당 상품보다 배당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자금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고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콜옵션)하는 상품이다. 콜옵션을 통해 얻은 프리미엄 수익은 배당금(분배금)으로 사용한다. 이처럼 기초자산이 주는 배당 외에도 추가로 배당을 하기 때문에 다른 배당 상품보다 배당률이 높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커버드콜 ETF의 최근 배당률은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52% △ACE 미국500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51%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51%로 전체 ETF 중 배당률 1, 2,3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23일 커버드콜 ETF 3종 출시 이후 누적 배당금은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155원 △ACE 미국500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068원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1083원이다.
남 상무는 "국내외 증시가 불안하고, 경기 침체 등이 일어나면서 안정적으로 매달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 심리가 확대됐다"며 "여기에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만든 커버드콜 ETF가 나오고, 단점을 보완하는 여러 전략이 나오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기초자산은 S&P500부터, 빅테크 기업, 미 국채, 코스피 등 다양하다.
남 상무는 "커버드콜 ETF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기초자산"이라며 "커버드콜 ETF의 수익률은 기초자산 수익률에 의해 대부분 결정되고, 배당금이 아무리 높아도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커버드콜 ETF 역시 손실이 발생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수 우상향을 위해서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초자산을 선택해야 한다"며 "AI(인공지능) 시장이 더 커지면 빅테크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판단해 커버드콜 ETF 중 2종의 기초자산을 빅테크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의 출시 이후 지난 13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29.2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CE 미국500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와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의 수익률은 각각 12.78%와 5.63%다.
남 상무는 "커버드콜 ETF에 투자할 때 또 살펴봐야 하는 것은 투자 전략"이라며 "커버드콜 ETF는 이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팔아버렸기 때문에 주가가 그 이상 올라가도 수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전략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제로 데이트 옵션(0DTE)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제로 데이트 옵션은 만기가 24시간 이하인 옵션으로, 매일 이를 팔아야 한다. 따라서 매일 현재가 보다 1% 높은 옵션(OTM·외가격 1% 옵션)을 팔아 지수가 1% 오를 경우까지 온전히 수익을 취할 수 있다.
남 상무는 "지난 20년간 나스닥 지수가 일일 기준으로 1% 이상 상승한 날은 18%밖에 되지 않는다"며 "제로 데이트 옵션 전략을 사용하면 지수 상승을 82%는 따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남 상무는 재투자 수익률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배당금을 얼마나 주느냐도 중요하지만, 사실 원본액을 깎아 먹으면서 배당금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재투자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콜옵션을 통해 얻은 프리미엄보다 기초자산을 팔아 주는 배당금이 더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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