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
이완규 “불편한 오해를 받기 싫었다” 해명
공수처장, 윤석열 출석요구서 수령 거부 비판
“영장 집행 방해 안 돼…경호처에 경고 공문”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오동운 고위공지자범죄수사처장,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이완규 법제처장, 조은석 감사원장 권한대행(왼쪽부터)이 17일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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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법제처장이 17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비상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 4일 밤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만난 정권 핵심 인사 가운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제외한 전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휴대전화를 바꿨는가’라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 “바꿨다”고 답했다. 이 처장은 박 의원 질문을 받고 수 초간 머뭇거렸지만, 계속되는 질문에 휴대전화 교체 사실을 실토했다. 이 처장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증거 인멸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연락이 왔길래 (안가에) 갔고, 가니까 아는 것이 없어 한숨만 쉬다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뻔뻔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처장은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를 묻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물음엔 “불편한 오해를 받기 싫었다”고 답했다. 수사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추궁엔 “질책하면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처장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함께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4일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회동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들은 모두 단순한 저녁 식사 자리였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비상계엄 실패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조은석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안가 회동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할 수 있지 않느냐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질의에 “내부 검토를 거쳐 필요하다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계속되는 출석요구서 수령 거부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정 위원장 질의에 “소환 통지를 했고, 수령을 거부하는 사태와 관련해 그다음 적법한 절차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는 18일 오전 10시 공수처 소환에 응하지 않을 시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출석요구서를 고의로 수령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발생한 사유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특히 체포 또는 구속영장을 발부받더라도 대통령경호처가 물리력으로 집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공무상 비밀 등을 이유로 영장 집행을 방해할 수 없다”며 “그런 사태에 대비해 공수처는 공수처장 명의로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석우 법무부 차관도 “법관이 발부한 영장은 집행 과정에서 준수돼야 한다”고 말했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또한 “법관이 발부한 영장 집행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현재 헌법재판관 ‘6인 체제’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7명 이상이 심리하도록 한 법 조항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 6인 체제 심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 처장은 “(6인 체제 심리 가능은) 이 위원장 탄핵심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란죄를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천 처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판례를 통해 정리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이 맞느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 질문에 “내란 혐의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근거가 있다. 현재로선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여당 의원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같이 내란을 공모했다”고 발언하자 거세게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말을 가려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은 “이 공범들이 어디서 함부로”라고 맞받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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