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파병된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전사자 얼굴을 불태우고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30초 분량의 관련 영상과 글을 올렸습니다.

영상에는 산속에서 무언가가 불타고 있는 장면과 함께 "러시아는 북한 병사들이 죽은 뒤에도 얼굴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자막이 달렸습니다.

또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향해 "노, 노"라고 말하며 자리를 피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습니다.

영상 속 인물들은 러시아어로 "마스크를 쓰라고 해", "여기 있는 것 아무도 몰라"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영상을 근거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둔지에 북한군을 투입한 사실뿐 아니라 병력 손실까지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군은 훈련을 받는 동안에도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며 "북한 군인들의 존재를 비밀로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우리와 전투가 끝난 뒤에는 전사한 북한 병사의 얼굴을 말 그대로 불태우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에 만연한 경멸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평화, 러시아에 대한 책임 추궁을 통해 이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