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겸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계엄군 측에 ‘암살조’를 운영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폭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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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 측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하기 위한 ‘암살조’를 가동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앞서 유튜버 겸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기가 입수한 제보가 있다며 ‘암살조’를 언급했다. 김씨는 “처음 받은 제보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체포조가 온다는 것이 아니라, 암살조가 가동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제보 내용이 ‘(계엄군에) 체포돼 이송되는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어준이 체포돼 호송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 도주한다’ ‘특정 장소에 북한 군복을 매립하고 일정 시점 후 발견해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한다’ 등이라고 했다.

김씨는 “한 대표 사살은 (그가) 북한의 소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몰기 용이한 여당 대표이고, 조국·양정철·김어준 구출 작전의 목적은 호송 부대에 최대한 피해를 줘, 북한이 종북 세력을 구출하는 시도를 했다고 발표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미군 몇 명을 사살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폭격을 유도한다. 북한산 무인기에 북한산 무인기를 탑재해 (미군 등 공격에) 사용한다 등의 제보도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이런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제보에 대해 “사실 관계 전부를 다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워낙 황당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 출처를 일부 밝히자면,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이날 ‘김씨의 제보자가 미국인가’라는 질의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측이 지난 14일 작성한 내부 문건은 ‘한동훈 사살’과 ‘조국·양정철·김어준 호송 부대 습격’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 부족으로 판단을 유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군복 매립’ 공작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에는 “남한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 또는 무장공비는 피아식별을 어렵게 하기 위해 통상 민간인 복장 또는 아군 복장을 착용한다”며 “남북 대립 역사상 침투한 북한군이 북한 군복을 입고 온 사례가 없다”고 일축했다.

문건은 또 ‘암살조가 미군 몇 명을 사살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폭을 유도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경기 성남시에 있는 모 부대장이 내란 세력과 밀접하다는 사실을 근거로, 해당 부대가 계엄 당시 부대 경계를 느슨하게 해 암살조의 침투를 돕고, 침투한 암살조가 부대 안에서 합동 근무하는 미군 5명 정도를 사살한다는 시나리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해당 부대는 계엄 당시 경계근무 강화 지시를 두 차례 발령하는 등 부대 경계를 느슨하게 한 사실이 없고, 최근 시설 공사 관계로 당일 야간에 합동 근무하는 미군도 1명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대장이 내란 세력과 내통했다면 부대 실정을 이 정도로 몰랐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해당 부대장이 친위 쿠데타(비상계엄)에 가담해 암살조를 들여보낼 생각이었으면, 부대 경계 강화 또는 완화 여부에 상관없이 암살조를 쉽게 부대에 들여올 수 있었을 것이므로, 굳이 부대 경계를 느슨하게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자기 부대 내에서 미군이 사살됐을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절대 감내하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문건은 ‘(계엄군이) 북한산 무인기에 북한산 무인기를 탑재해 미군 등 공격에 사용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무인기에 무기 탑재’라는 주장부터가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건은 “북한은 물론 전 세계 공격용 무인기의 절대다수는 따로 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자폭형 무인기”라며 “북한에서 별도로 무기를 탑재하는 방식의 무인기는 2023년 공개한 시제품 수준의 ‘새별-9형’밖에 없고, 새별-9형은 전투기 수준의 대형 기체로 은밀 공작 목적에도 부적합하다”고 했다.

문건은 “‘김어준 암살조’ 주장은 군사 정보기관에 대해 과거의 제한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일부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 구성한 것”이라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주장의 상당수가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기 위한 사전 공작인데, 그렇다면 계엄 이전에 (그런 공작이) 발생했어야 하는데 이 중에서 계엄 이전에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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