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와 함께 있는 무속인 전성배씨(원 안).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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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17일 이른바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씨는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후 경북 영천시장 후보자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코인 사기 혐의 수사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살펴보던 중 혐의점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배용준씨의 투자 참여 사실을 앞세워 이른바 ‘욘사마 코인’으로 불렸던 스캠 코인(사기 목적 가상화폐)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전씨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2020년 2~3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퀸비코인이 2021년 7월 상장 폐지되는 과정에 시세조종·횡령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개발업체·암호화폐 재단 운영자 A씨(45)와 대표 B씨(40) 등을 사기·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한 바 있다. A씨는 “건진법사에 건넨 공천 청탁자금을 후보자와 함께 마련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전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한 검찰은 전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공천에 실패한 뒤 (후보자에게) 받았던 돈을 돌려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른 지역 정치인들로부터도 공천 관련 불법 자금을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전씨는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두드리는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가 된 인물이다. 당시 전씨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 직함으로 활동하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고문 명함도 받았다는 정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후 전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일정·인사 등 이권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위 ‘무속 비선’ 논란이 일었다.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해 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행사를 전씨가 주관했으며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한 무속에 가까운 행사에 윤석열·김건희란 이름이 적힌 등이 달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씨가 주관한 행사가 아니고, 윤석열 (당시) 후보 부부도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행사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취재진에 전씨에 대해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며 “(캠프에서) 직책을 전혀 맡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코바나컨텐츠 활동 이력에 대해서도 김 여사 측은 “명함을 준 건 맞지만, 실제 활동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대통령 대선 캠프는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씨의 가족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녀, 대통령실에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전씨의 가족을 찾아가 구두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영근·손성배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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