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과 '완충지대' 헤르몬산 정상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시리아와의 완충지대에 있는 이스라엘군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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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자국군이 들어간 시리아 비무장 완충지대를 방문해 '시리아 영토 장기 점거' 의지를 드러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함께 시리아 영토 내 비무장 완충지대의 헤르몬산을 방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나는 이곳 헤르몬산 정상에 있고, 옛 추억이 떠오른다. 53년 전 이스라엘 방위군 순찰을 위해 병사들과 함께 이곳에 있었다"며 "이곳은 변하지 않고 (예전과) 같은 곳이지만, 최근 몇 년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시리아에서 벌어진 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헤르몬산이) 이스라엘의 안보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다른 합의가 마련될 때까지 이 산(헤르몬산)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해 헤르몬산 정상에 대한 장기 점령 가능성을 시사했다. 헤르몬산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상 불법 점령 중인 골란고원에서 6마일(약 9.65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 비무장 완충지대에 병력을 진입시켜 골란고원에 이어 헤르몬산 정상이 포함된 완충지대를 점령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영토 안쪽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진입한 것은 1974년 휴전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완충지대 점령 지적에 대해 "일시적인 보안 조치"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헤르몬산 정상 방문으로 이 문제가 장기화 할 가능성을 내보였다.
시리아와 이스라엘 국경지대 골란고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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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 '새로운 전선'이 만들어졌다며 골란고원에 조성된 이스라엘 정착촌 인구를 2배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하는 등 시리아 영토 점령 계획 확대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NYT는 "시리아 반군은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사실상 국경을 넘은 이스라엘의 군사력 확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헤르몬산 방문은 시리아 정부를 도발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헤르몬산 정상에서 카츠 장관과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 당국자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앞날에 대한 지침을 세웠다고 한다. 이와 관련 카츠 장관은 별도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헤르몬산 정상의 전초기지를 방문했다며 "헤르몬산 정상을 장악해야 레바논 동부 베카 계속의 헤즈볼라(레바논 친이란 세력)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반군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토 점령 행보를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시리아 새 정부 수립을 주도하는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아부 모하마드 알졸라니 수장은 전날 시리아 TV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경계선을 분명히 넘어 역내에 부적절한 긴장 고조의 위협이 된다"며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군대를 주둔할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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