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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머스크, 영국 정권까지 흔드나…극우정당과 만남 "기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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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영국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을 후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개혁당이 머스크를 등에 업고 향후 선거에서 약진한다면 영국의 오랜 양당 지배체제가 깨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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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오른쪽)가 재무담당인 닉 캔디와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운데)를 만났다며 사진을 올렸다. 배경에 트럼프 당선인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사진=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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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당의 재무 담당인 부동산 재벌 출신 닉 캔디와 함께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스크와 회동했다.

패라지 대표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돈에 대해 논의했다"며 "그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충분히 고무됐고 기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 패라지 대표는 "우리는 트럼프 선거 전략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이 역사적인 만남을 위해 마러라고를 내어준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한다. 특별한 관계는 살아있고 건강하다"고 덧붙였다.

별도로 패라지 대표는 X에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스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썼는데, 이 글에 머스크는 "물론이다"라고 동조했다.

영국개혁당은 패라지 대표를 중심으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옹호한 정치인들이 2018년 설립한 정당이다. 브렉시트당에서 2021년 영국개혁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민자 감축, 세금 인하, 규제 축소, 탄소중립 폐기 등 정책적 방향성에서 머스크와 일치한단 평가를 받는다. 패라지 대표는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머스크가 노동당과 보수당을 단일 정당이라고 표현했다"며 "그가 우리를 지지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패라지 대표의 기부 논의 발언은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에 최대 1억달러(약 1437억원)를 기부할 수 있단 텔레그래프의 보도 이후에 나온 것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기부가 현실화한다면 영국 정당에 대한 기부금으론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다만 머스크는 이달 앞서 텔레그래프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에 적잖은 자금을 기부한다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과 제1야당인 보수당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개혁당은 이미 10만명 넘는 당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거에서 세력을 확대하려면 더 많은 자금 유치가 중요하단 지적이다. 영국개혁당은 올해 총선에서 창당 이후 처음으로 하원 진출에 성공했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두 자릿수까지 올라온 상태로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겠단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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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머스크는 이미 진보 성향 스타머 정부에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다. 그는 올해 앞서 스타머 정부가 교도소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수감자들을 조기에 석방하자 "소아성애자를 석방하는 영국에 아무도 가지 말라"고 저격했고 영국에서 극우 운동가들이 망명 신청자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장면을 보고 "영국은 내전이 임박했다"(사진)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영국을 저격해온 머스크가 차기 미국 정부 실세로 떠오르면서 영국에선 머스크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앞서 보리스 존슨, 토니 블레어 등 전직 총리를 포함한 영국 내 거물급 정치인들이 각종 인맥을 동원해 머스크와 관계 맺기에 나섰으며, 차기 주미 영국 대사 후보로 거론되는 피터 맨델슨은 머스크가 양국 외교 관계를 악화시킬 우려를 지적하며 패러지 대표를 활용해 머스크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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