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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명품 플랫폼 ‘머트발’, 출혈 경쟁 지속하는 속내?…“중고 시장 위한 넥스트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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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달 명품 플랫폼을 통해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던 블랙 프라이데이가 진행됐지만 머스트잇·트렌비·발란(머트발)을 방문한 이용자 수는 기대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경기 불황과 함께 소비 위축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인 매출 성과는 거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출혈 경쟁 여파에 큰 수익을 남기진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20일 간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를 펼친 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기록한 23만명보다도 약 30.4% 감소한 수치다.

머스트잇도 기대와는 달리 14만명에 그쳤다. 발란은 유일하게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방문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전년 동기간 대비 48만명에서 53만명으로 10% 늘었다.

당시 트렌비는 톰브라운, 스톤아일랜드, 셀린느, 어그, 꼼데가르송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별로 진행되는 릴레이 할인을 통해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대표 아이템들을 선보였다. 머스트잇 역시 연중 최대 규모의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 ‘블랙 머스티벌’을 지난달 11일 열었다. 프리미엄 아우터를 포함한 4000여개의 럭셔리 아이템을 최대 99%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발란 역시 구찌, 버버리, 루이비통, 샤넬, 톰브라운 등 총 2053개 브랜드들의 제품들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였다. 겨울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패딩, 코트, 니트, 가디건, 머플러 등 주력 제품군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들 플랫폼의 평소 할인율은 20%에서 30% 사이지만,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연말 세일까지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발란은 최대 99%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랜덤쿠폰부터 가입 즉시 20만원 할인쿠폰팩을 지급 중이며, 머스트잇은 ‘머스트잇 어워즈’를 통해 최대 95% 할인된 명품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트렌비도 호불호 없는 가방 특집으로 최대 83% 할인가를 모아놨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품 플랫폼 3사가 일제히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트렌비는 32억원, 머스트잇은 79억원, 발란은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가 최근 2년간 명품 플랫폼의 위축 등을 조사한 결과, 명품 플랫폼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카드 결제 금액이 59% 감소했다.

머트발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큰 각광을 받으며 단기간에 기업가치가 급증했지만, 지배적 점유율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양극화 및 명품 버티컬 서비스 강화에 주춤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신규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시리즈D 투자 유치에 나선 발란은 알리바바로부터 투자 추진 계획을 들었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알리바바 측에서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이야기를 남기면서 업계 혼란이 생겼다. 투자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땐 1년 가까이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머트발은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컨대 발란은 기존의 명품 패션 브랜드 중심에서 다양한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특히 발란은 중고 명품뿐만 아니라 홈&리빙, 키즈, 컨템포러리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트렌비 역시 명품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중고 명품 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초 전체 거래액에서 약 15%를 차지하던 중고 명품 부문의 비중은 올해 30%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현재 전체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트렌비 측은 중고 사업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혁신적 서비스와 시스템을 꼽았다. 2023년 말, 트렌비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시세 예측 시스템 ‘클로이(Chloe)’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클릭 몇 번만으로 실시간 판매 견적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이는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관심을 환기한 명품 플랫폼들은 중고 명품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수순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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