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엔(CNN)이 지난 11일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감옥에 수감된 피해 민간인이라고 보도하면서 방영한 장면. 이 인사는 아사드 정부군의 정보부서에서 중위로 근무하며 민간인을 고문했던 인사로 밝혀졌다. CNN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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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 붕괴 때 악명높은 감옥에서 풀려난 피해자로 보도됐던 인물이 사실은 정부군의 ‘고문 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엔엔(CNN)은 16일(현지시각) 아사드 정권에 의해 수감됐다가 감옥에서 풀려난 피해자로 보도했던 인물이 사실은 “아사드 정권에서 민간인을 고문했던 정보국 장교로 밝혀졌다”고 오보를 시인했다.
이 방송은 지난 11일 아사드 정권에 의해 수감된 시민이 다마스쿠스 감옥에서 석방되는 순간이라며 한 남성의 석방 모습을 특종으로 보도했다. 기자가 직접 반군과 함께 감옥으로 들어가서 창문 없는 독방에 갇혀있던 남성 ‘아델 가르발’이 석방되는 장면을 전한 것이다. 이 남성은 자신이 석달 전에 아사드 정권에 의해 수감된 민간인이라고 밝혔고, 아사드 정권의 붕괴도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엔엔 보도 뒤 한 민간단체는 이 남성이 아사드 정권에서 공군 정보 관련 부서 중위로 근무한 ‘무함마드 살라마’라고 폭로했다. 시민들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고문한데다, 살해까지 한 전범 혐의자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검문소를 운영하며 강탈한 자금을 나누는 문제로 군 간부들과 분쟁이 생겨 체포됐고, 수감 기간은 한 달이 되지 않는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이에 시엔엔도 다시 사실 관계를 조사한 뒤 자신들의 보도가 오보라고 인정했다. 시엔엔은 “그는 강탈과 괴롭힘으로 악명 높았다고 주민들이 전한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가짜뉴스가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오보였다”고 강조했다. 살라마가 석방되던 그날 기자의 교도소 방문은 계획되지 않은 것이었고, 뉴스를 조작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알자지라 등 다른 매체들은 시엔엔의 살라마 석방 보도가 선정적인데다 작위스런 연출이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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