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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AI로 들썩거렸다. 통신 3사 모두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기대를 모았던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은 무산됐지만 단통법 폐지는 9부 능선을 넘었다. 기대를 모았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은 효과가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I'에 사활 건 이통3사…통신 시장 '한계 탈피' 집중
이통 3사는 연초부터 AI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성장 곡선이 무뎌진 이동통신 사업 한계를 탈피하고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였다.
SK텔레콤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AI DC사업부를 신설하고 차세대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등 관계사 기술을 융합해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와 같은 고수익 사업에 힘 쏟기로 했다. AI R&D센터를 통해 AI 모델링이나 비전 AI, 디지털 트윈, AI 팩토리 등 AI 기반 기술 영역을 밀착 지원한다. AT/DT센터를 통해서는 SKT와 SK C&C 역량을 합쳐 전사 AI 기술 혁신을 꾀한다. 이달초 AI 영상분석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에 300만달러를 투자한 것도 비전AI 사업 강화 의지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3사 모두 AI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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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 등 인력 다이어트에 나섰던 KT도 AICT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AI 사업을 담당하던 '전략·신사업' 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통합했다. AI, 클라우드, 플랫폼 등 B2B 중심 신사업이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이뤄진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도 AI 전략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클라우드와 AI 전문가로 구성된 '전략·사업컨설팅' 부문을 신설해 생성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도 AI에 방점을 찍었다. 마찬가지로 AI에 맞춰 조직을 개편했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만들고 AI 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 CHO 직속으로 'AX·인재개발 담당'을 각각 만들어 전사 구성원 AX 역량 확보를 지원한다. 대표 교체 카드도 꺼내 들었다. 홍범식 대표를 새로 선임하며 AI 전략 컨트롤 타워를 새로 세웠다.
이통사들은 AI 서비스로 나름 성과도 거뒀다. 2023년 9월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출시했던 SKT는 1년 만에 가입자 550만명을 확보했다. KT는 클라우드 기반 AI 컨택센터 솔루션 '에이센 클라우드'가 시장의 반응을 얻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달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익시오'를 내놓는 등 이통3사 모두 한계에 달한 통신 시장을 넘어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에이닷 통화요약 서비스 이용 모습 [사진 : SK텔레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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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개방에 단통법 폐지…제4 이통사는 무산
정부 통신 정책은 명과 암이 공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월 발표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은 시장을 바꿀 변곡점이라는 평가다.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은 이통3사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 주파수를 개방하고 활용도를 높이는 게 목표다.
정부는 도심항공교통(UAM)이나 무인 자율운항 선박, 자율주행차, 위성통신 등 디지털 혁신 분야에 통신 주파수를 할당해 사회 전반 디지털 혁신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도 폐지도 수확이다. 지난 17일 단통법 폐지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2014년 도입된 단통법은 모두 동일한 공시지원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매토록 해 저렴한 통신비 체계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통신 사업자 간 보조금 경쟁이 위축되면서 통신비 상향 평준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폐지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단통법은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후보자격 취소 예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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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동통신사 선정은 끝내 무산됐다. 정부는 통신3사가 반납한 5G 28㎓ 주파수를 선정 조건으로 내걸고우여곡절 끝에 올해 1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을 제4 이동통신사로 낙점했지만 끝내 6월 자본금 납입 미이행을 이유로 선정을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정부의 부실 검증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28㎓ 주파수 활용 논의도 답보 상태에 빠졌다.
◆가계 통신비 절감은 여전히 물음표
올해 통신3사는 LTE 요금이 5G보다 비싼 문제 해소에 집중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과기정통부까지 나서면서 관련 요금제 개편이 시작됐다. 내년 1월2일 KT를 시작으로 SKT와 KT도 5G 요금제보다 비싸거나 혜택이 부족한 일부 LTE 요금제의 가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중 출시할 'LTE·5G 통합요금제'는 역전현상을 없앨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효과는 예단할 수 없다. 통합요금제는 LTE·5G 기술 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 용량이나 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상품이다. 10GB, 100GB, 무제한 같이 데이터 총량만 선택하고 이에 따라 요금을 낸다.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만만치 않다. 저가 5G 요금제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통합요금제로 옮길 유인이 크지 않아서다. 주로 LTE를 사용하는 알뜰폰 시장과의 충돌 문제도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요금제의 '디테일'이 관건일 것으로 본다. 통신사들은 1분기를 목표로 통합요금제 설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이통3사 CEO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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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AI 기업을 선언한 이통사들이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관련 업계는 AI로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내놓고 있지만 통신사들이 AI로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AI 투자가 매출로 연결되지 않으면 통신사들은 요금 인하 등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단통법이 폐지와 관련해서도 실제 현장에서 경쟁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한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통신사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10년 전과 달리 애플과 삼성 양강 체제로 단말기 시장이 재편돼 제조사 장려금 경쟁은 미비할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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