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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매서운 바람이 불어닥치는 12월, 서울 마곡의 한 전시장이 뜨거웠다.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먹는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즐거움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이곳에 모였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열린 '컬리푸드페스타 2024'는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230개 브랜드가 펼쳐놓은 음식들은 마치 도시의 야경처럼 반짝였다. 관람객들은 각자의 취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는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 부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또 다른 이는 송하슬람의 바질페스토 파스타에 시선을 빼앗겼다.
우리는 왜 이토록 새로운 맛을 갈망하는가. 전시장 한켠에서 만난 중년의 여성은 "일상의 탈출구"라고 말했다. 그녀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었다. "같은 음식도 매번 다르게 느껴져요. 오늘의 내가 좋아하는 맛이 내일은 시시해질 수도 있죠. 그래서 계속 찾게 되나 봐요."
8개의 구역으로 나뉜 전시장은 마치 도시의 골목길처럼 구불구불했다. 간편식, 신선식품, 베이커리… 각각의 구역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제일맞게컬리' 왕교자는 추억의 맛을, 프랑스 베이커리 '파스키에'는 异國의 향기를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네스프레소의 원목 인테리어였다. 차가운 금속성의 커피머신이 따뜻한 나무결과 만나자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프릳츠의 슈퍼마켓 컨셉트 평상은 지친 관람객들의 쉼터가 되어주었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하나의 문화적 경험으로 승화되고 있었다.
컬리 브랜드존에서는 특별한 광경이 펼쳐졌다. 전 세계의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맛보며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해가는 사람들. 그들의 표정에서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묻어났다. 한 관람객은 "이곳에서는 모두가 미식가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곳에서는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무너졌다.
3만여 명. 4일간의 축제를 찾은 인원이다. 작년보다 1만 명 이상 늘어난 숫자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미식'이라는 키워드였다. 정호영 셰프의 미쉐린 레스토랑 '우동 카덴'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우리 사회의 미식에 대한 갈증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여운은 계속된다. 26일까지 이어지는 온라인 기획전에서는 2,800여 개의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현장에서 맛본 음식들은 QR코드를 통해 집으로 배송된다. 기술은 미식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제 미슐랭의 맛은 배달음식이 되었다.
컬리의 최재훈 CCO는 "미식으로 하나 되는 축제의 문화"를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판매의 장이 아니었다. 음식을 매개로 한 소통의 광장이었다. 우리는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한다.
겨울바람 속에서도 미식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내년의 축제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미식 여정은 계속된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여정. 그것은 어쩌면 우리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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