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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위기의 2025년 채용시장" '채용 축소·경력직 선호' 더 심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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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원티드랩이 최근 발표한 '2025 채용시장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고용 시장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채용시장의 세 주체인 취업준비생, 직장인, 그리고 인사담당자들의 응답을 분석한 이 보고서는 마치 서로 다른 세 개의 렌즈로 동일한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취업준비생들의 암울한 전망이다. 응답자의 60.2%가 내년 신입 채용 환경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단순한 우려가 아닌,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꼽은 채용시장의 주요 변화다. 중고신입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34.5%로 가장 높았고, 경력직 채용 증가가 33.8%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전망은 인사담당자들의 응답과 정확히 일치한다. 인사담당자 10명 중 8명이 4년차 이상의 경력직을 집중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3년차를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고작 21.8%에 그쳤다. 신입사원을 뽑아 키우는 대신,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직장인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명 중 8명이 내년에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68.7%는 이직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직장에 대한 불만족과 더 나은 기회에 대한 열망이 공존하는 가운데, 현실적 제약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의 복잡한 심리를 보여준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연봉 인상에 대한 기대치의 격차다. 직장인들의 41.6%가 최소 10% 이상의 연봉 인상을 기대한다고 답한 반면, 인사담당자의 45%는 1~3%대의 인상만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대치의 불일치는 단순한 숫자의 차이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직군별 채용 수요의 편차다. 개발직군이 31.7%로 가장 높은 채용 수요를 보였고, 영업·제휴 직군이 22.8%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직접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한 인력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조사의 결과는 2025년 채용시장이 '구조적 변화'의 한가운데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인 침체가 아닌, 채용 방식과 일자리의 성격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입보다는 경력을, 포괄적 채용보다는 특정 직군 중심의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어가는 듯하다.

원티드랩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의 내년 커리어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의 이면에는 더 냉정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준비해야 하고, 직장인들은 기대치를 조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결국 이 보고서는 2025년 채용시장이 마주한 세 가지 현실을 드러낸다. 첫째, 신입 채용의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둘째, 경력직이라 하더라도 이직은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연봉 인상에 대한 노사 간의 기대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업들의 미묘한 태도 변화다. 올해 연봉을 삭감하거나 동결한 기업이 25.3%였던 것에 비해, 내년에는 그 비율이 6.9%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큰 폭의 인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채용시장의 근본적인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는 기업들이 현재의 인력 운영 방식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기존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의 채용시장은 '변화 속의 정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 방식과 선호도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그 변화가 반드시 시장의 활성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주체들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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