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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아이유는 간첩’ 극우 유튜버들 12·3 이후 가짜뉴스·음모론 더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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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대통령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 참가자들이 손팻말과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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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부정선거론’ 등 극우 음모론에 빠져 비상계엄에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극우 유튜버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종북 주사파가 남태령 시위를 주동했다”는 가짜 뉴스는 물론 “윤 대통령의 계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식의 내란 동조도 서슴지 않는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는 등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극우 유튜버들이 ‘보은 공세’에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022년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최소 32명의 극우 성향 유튜버 및 관계자를 초대했다. 구독자 규모 순으로 보면, 배승희(배승희 변호사), 고성국(고성국티브이), 이봉규(이봉규티브이),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박완석(정의구현 박완석), 이춘근(이춘근티브이), 강신업(강신업티브이), 강용석(인싸잇), 황경구(시사창고 및 시사파이터) 등이다.



    이들 상당수는 ‘올해 4월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확대·재생산해 왔는데,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에는 “탄핵 찬성파=종북 세력”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의 부정선거 의혹을 신뢰한 결과 극단적인 계엄까지 나아갔다고 분석하는데,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 생산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

    김세의 전 문화방송 기자가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중국 정치 세력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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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자가 113만명에 달하는 ‘고성국티브이’(TV)는 지난 23일 “남태령 트랙터 시위에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농기구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트랙터들이 동원됐다”며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등 종북 극좌파 세력이 불법 시위를 사주했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의 트랙터 상경 시위에 시민들이 가세한 집회를 종북 세력의 소행으로 몰아간 것이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 역시 구독자 36만명의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서 “순수한 농민이 아닌 농민을 위장한 자들이 여기(남태령)에 들어가서 집회를 주도했다”며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차를 불태우고 경찰들을 심하게 다치게 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트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응원봉 집회’ 참가자들을 향한 근거 없는 음해와 비방 역시 도를 넘고 있다. 지난 20일 김세의 전 문화방송(MBC) 기자는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에서 ‘탄핵 집회 중국 개입설’을 제기했다. 응원봉을 들고 여의도 탄핵 집회에 참석한 한 중국인 여성이 “윤석열 때문에 (아이돌) 콘서트가 취소돼 윤석열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브이로그 영상이 그 근거였다. 이밖에 여의도 집회 현장 인근 식당 등에 ‘선결제’를 했다는 이유로 가수 아이유 등을 간첩으로 모는 유튜버도 여럿이다.



    한겨레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씨의 유튜브 채널 ‘강신업티브이’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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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선거론’도 계속되고 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과시했던 이봉규씨는 구독자 93만명인 ‘이봉규티브이’에 지난 18일 ‘이래도 부정선거 아니라고 우길래?’ 제목의 영상에서 “그동안 수십, 수백개 영상을 통해 (부정선거 관련) 팩트(사실)를 내보냈음에도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라주는지 섭섭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대법원이 자꾸 (부정선거 관련 소송을) 기각하자 하는 수 없이 계엄을 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씨는 “결국 승부는 부정선거와의 싸움에서 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독자 46만여명의 ‘정의구현박완석’ 채널 등에도 유사한 내용의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윤 대통령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기 어렵다’는 계산을 미리 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배승희 변호사를 비롯한 여러 극우 유튜브 채널을 타고 확산 중이다. 배 변호사는 135만명이 구독하는 채널 생방송에서 지난 24일 “윤 대통령이 직무 정지 상태를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 헌재 탄핵 심판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 지연 전략 차원에서 윤 대통령이 가처분 신청을 낼 순 있지만, 지금까지 헌재가 탄핵심판에서 가처분을 받아들은 사례는 없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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