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배설물 수거 사업체인 '크루핀스 푸핀 스쿠핀(Kroopin's Poopin Scoopin)'을 운영하는 에리카 크루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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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직장을 그만두고 개 배설물 청소 업체를 차려 연간 3억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리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최근 ‘37세 여성이 대학 학위 없이 부업을 시작해 연간 2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시간주 노스빌에 사는 에리카 크루핀(37)의 사연을 소개했다.

크루핀은 개 배설물 수거 사업체인 ‘크루핀스 푸핀 스쿠핀(Kroopin’s Poopin Scoopin)’의 대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골프장 바텐더, 미용사, 레스토랑 점원, 약국 직원 등 수십 가지 일에 도전했다. 2005년 친척의 추천으로 약국 보조 일을 시작한 크루핀은 이후 13년 동안 약국에서 일했다.

크루핀은 “안정적인 좋은 직업이었으나 내 안에서 뭔가 불타올랐다”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다른 일에 도전하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느 날 아침 크루핀은 뒷마당에서 대변을 보는 반려견의 모습을 보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크루핀은 “그때 ‘누군가가 반려견의 배설물을 청소해준다면 돈을 많이 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고 말했다.

크루핀은 2018년 8월 회사를 설립해 부업으로 반려견 배설물 청소 사업을 시작했다. 크루핀은 우선 동네에 있는 동물병원, 동물 미용실 등 반려견 관련 업체를 공략했다. 자신의 명함과 도넛 상자를 들고 지도를 찾아 이곳들을 방문한 그는 단 몇 주 만에 고객 15명을 확보했다.

그는 사업 매출이 약국에서 받던 시급 20달러의 급여를 넘어설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2019년 말 목표를 이룬 그는 2020년 2월 약국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매진했다.

CNBC에 따르면 크루핀이 운영하는 회사 매출은 올해 약 25만 달러(약 3억 6000만원)로 예상된다.

개 배설물 수거 사업체인 '크루핀스 푸핀 스쿠핀(Kroopin's Poopin Scoopin)'을 운영하는 에리카 크루핀. /인스타그램

크루핀은 반려견 배설물 청소 사업의 큰 장점으로 낮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그가 초기 투자비용으로 들인 돈은 원예용 갈퀴, 쓰레기봉투, 장갑, 소독제 등 물품과 사업 보험, 홈페이지 도메인, 화물 트레일러 등을 모두 합쳐 약 1000달러(약 145만원)에 불과했다. 크루핀은 “배설물을 이중으로 포장해 반려견 주인의 야외 쓰레기통에 버리기 때문에 추가 폐기물 처리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려견 배설물을 한 번 청소할 때 50달러(약 7만원)를 받으며, 주 2회 청소는 월 156달러(약 23만원)를 받는다.

크루핀은 평일 오전 8시~오후 4시까지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새 고객과의 미팅이나 계약 등 업무를 본다. 배설물 청소하는 직원과 급여 등을 관리하는 직원을 둔 그는 여전히 주 2회는 직접 현장에 나가 배설물 청소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행정 업무 등을 보고 있다.

크루핀은 “누군가는 개똥 치우는 것이 역겹거나 보잘것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더 선망하는 사무직보다 이 일이 훨씬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업을 시작한 뒤 이룬 개인적·직업적 성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어 “똥을 치우는 것을 떠나 해가 떠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동안 야외에서 일하면 힐링이 된다”며 “정말 재미있는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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