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 양강속 MAU 2위 알리-5위 지마켓 합작법인
'시너지 미미' 네이버 지분교환뒤 알리와 동맹으로 활로찾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2024.12.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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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 잡는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e커머스에서 쿠팡-네이버 양강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이번 결단으로 현 시장 판도에 변화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올해 6월 지마켓 새 수장으로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출신 정형권 대표를 영입한 뒤 약 반 년 만이다. 이를 두고 수장 교체가 알리바바와의 이번 전략적 동맹을 위한 포석 아니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사 출자 비율은 5대5로 동등하며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내년 설립될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 플랫폼은 독립 운영한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신세계는 수익성 부진을 겪는 e커머스 사업에서 새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는 2021년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한 동맹을 맺었지만 이는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진 못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1월 알리익스프레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968만 명으로 e커머스 앱 중 2위, 지마켓은 5위(약 562만 명)였다. 둘을 합쳐도 1위 쿠팡(약 3220만 명)은 넘어서지 못하지만, 격차는 다소 좁힐 수 있다.
신세계는 2021년 6월 지마켓(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 원이라는 거액에 매입했으나, 인수 첫해 흑자를 낸 뒤로는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성적은 부진했다.
지마켓은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 원 영업손실을 봤다. 신세계 편입 뒤 처음으로 올해 9월엔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이에 정 회장이 알리바바와의 동맹을 통해 살 길을 찾아보려 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200여개국으로 판로를 새롭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셀러 풀이 다른 만큼 지마켓 셀러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로를 통해 해외로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셀러가 직접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에 상품을 등록하는 대신 지마켓을 통해 바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며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셀러를 추가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품, 위해성 이슈가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상품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두 플랫폼을 별도 운영하는 만큼 지마켓 실적 개선에 시너지가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 있다.
업계 일각에선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고 신세계그룹이 e커머스 사업 중 지마켓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지마켓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마켓 인수 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던 상황에 알리바바 쪽과 손을 잡으면서 지마켓과 이마트(139480)·SSG닷컴 간 연계성을 옅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지마켓을 안고 가겠다는 의지가 있었으면 합작법인이 5대5로 설립되진 않았을 것 같아 엑시트까지 생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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