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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유주의' 인도 경제개혁 이끈 만모한 싱 전 총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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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후 첫 비힌두교 총리…재임 10년간 경제성장률 연 7%

머니투데이

인도의 경제 개혁을 이끈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사망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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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유화로 인도의 강력한 경제 성장기를 이끌었던 만모한 싱 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 전인도의학연구소는 이날 싱 전 총리가 자택에서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싱 전 총리는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최초의 비힌두교 총리였다.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싱 전 총리는 중앙은행 총재(1982~1985년), 재무부 장관(1991~1996년), 총리(2004~2014년)를 모두 지낸 유일한 인도 정치인으로 인도의 경제개혁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싱 전 총리는 재무부 장관 시절 국영기업 할당제 폐지, 외국 기업에 문호 개방 등으로 인도의 경제체제를 사회주의에서 자유주의로 변화시켰다. 그의 경제 개혁으로 인도는 대외무역과 민간투자 유치 등을 통해 아시아에서 3번째로 큰 경제 국가로 성장하게 됐다.

FT는 "싱 전 총리는 독립 이후 인도를 지배했던 반무역 세계관에 균열을 내, 엄격하게 통제됐던 사회주의 지향적 경제를 민간 및 해외 투자에 개방해 만성적으로 저성장 상태에 머물렀던 시대를 종식할 기회를 (인도에)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싱 전 총리의 경제 성과로 인도가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싱 전 총리에 대해 "인도 경제를 소비에트 연방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한 간디 가문의 측근"으로 공직 근무 기간 내내 겸손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많은 인도인의 존경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임기 후반 소속 정당인 국민의회당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부패 스캔들로 싱 전 총리의 청렴성이 훼손됐고, 이로 인해 2014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인도국민당에 참패하면서 총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모디 총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SNS) X를 통해 "싱 전 총리는 인도에서 가장 뛰어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수년에 걸쳐 우리 경제 정책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또 총리로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애도했다. 국민의회당의 원로인 라훌 간디는 "겸손함과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로 국가에 영감을 준 멘토이자 가이드를 잃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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