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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H-1B 비자는 훌륭해” 트럼프, 전문직 이민에 힘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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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대상 발급되는 H-1B 비자 두고

트럼프 지지층 사이 내부 분열 가속화

빅테크 측 "고급 인력 이민은 더 받아야"

마가 측 "미국인 일자리 뺏는 건 마찬가지"

트럼프, H1B 옹호하며 '신흥실세' 손 들어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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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엘리트의 이민 문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 내부에서 균열이 생긴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전문직 비자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신흥 세력인 실리콘밸리 실세들에 힘을 실어줬다. 이민자에 대해 장벽을 쌓는 과정에서도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문직에 발급되는 H-1B 비자는 확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내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 미국을 강하게 만든 수백 개 다른 회사들을 구축한 수많은 중요한 사람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이유는 H1B 때문”이라며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의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골수 지지층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통칭되는 급진 우파 세력을 겨냥한 말이다. 앞서 극우 활동가인 로라 루머는 트럼프 당선인이 22일 인도계 IT 전문가 스리람 크리슈난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인공지능(AI) 수석 정책고문으로 임명하자 크게 반발했다. 루머는 23일 크리슈난이 지난달 “기술직 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상한선을 없애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쓴 엑스의 글을 문제 삼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좌파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임명되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쓰면서 내부 균열의 시작을 알렸다.

루머의 견해는 마가 진영에서 급속히 지지를 받았지만 머스크로 대표되는 트럼프 신흥 지지층의 반발을 불렀다. 특히 머스크와 함께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인도계 기업가 출신 정치인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미국은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너무 오랫동안 숭배해왔다.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보다 졸업 파티 여왕을 더 찬양하는 문화는 최고의 엔지니어를 배출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문화 전쟁’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였다. 실제 트럼프의 오랜 측근인 스티브 배넌은 실리콘밸리 인사들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라고 꼬집으며 “전문직 비자는 미국 시민에게 일자리를 빼앗아 외국 계약직 종업원들에 주고 돈을 덜 내려는 사기”라고 맹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나 28일 공개된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늘 그 비자(H-1B)를 좋아했고 지지했다. 그것은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신흥 실세들에 일단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실리콘밸리 실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고급 인력에 대해서는 쿼터 제한 등을 없앨지에 관심이 쏠린다. H-1B 비자는 고용주 보증 아래 기본 3년간의 체류가 허용되고 미국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지만 인도와 중국 등 국가별로 정해진 쿼터가 있어 대기자가 많은 상황이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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