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4년간 21필지 매각
사업성 갖춘 '똘똘한 땅' 몰려
입지별로 경쟁률 격차 뚜렷
주상복합 블록은 응찰 적어
상가 미분양 우려에 유찰도
토지사용시기 등이 결과 갈라
"용적률 늘려 사업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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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5곳의 공동주택용지 매각 성적표가 엇갈렸다. 건설경기 침체 늪이 길어지면서 좋은 입지, 고수익 용도를 갖춘 ‘똘똘한 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활한 토지 매각을 통한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용적률 상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021~2024년 3기 신도시 5곳(고양창릉·남양주왕숙·인천계양·부천대장·하남교산) 내 공동주택용지 중 총 21필지가 매각에 성공했다. 이중 공모와 수의계약을 제외한 총 16필지가 입찰과 추첨 등 경쟁을 통해 주인을 찾았다. 이들 필지의 평균 경쟁률은 14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입지별로 경쟁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2월 9일 접수가 마감된 고양창릉 공동주택용지 S7 블록의 경쟁률은 2대 1에 그쳤다. 면적 4만 6000㎡(약 1만 4000평)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598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용적률은 160% 이하다. 공공택지 사전청약 등의 실적이 있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우선 공급한 것을 고려해도 경쟁률이 낮다는 평가다. 앞서 2023년 공급한 고양창릉 공동주택용지 C1블록도 2순위마저 유찰된 바 있다. 당시 C1 블록의 공급 조건은 면적 4만 1488㎡(약 1만 2550평)에 건폐율 50%, 용적률 200% 이하로 공동주택 593가구를 짓는 것이었다.
2023년 말 분양한 부천대장 내 공동주택용지인 B5 블록과 2024년 10월 공급한 인천계양 A15 블록은 각각 1순위에서 2대 1,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 12월 공급한 남양주왕숙 공동주택용지 B11 블록은 4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가 마감됐다. 같은 달 분양한 B14 블록도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양주왕숙 B11 블록은 면적 3만 8468㎡(1만 1600평)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664가구를 지을 수 있고, 용적률은 190% 이하다.
용도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2024년 10월 공급한 하남교산 주상복합용지 6블록은 5년 무이자 분할납부 조건에도 불구하고 입찰한 곳이 없어 유찰됐다. 남양주왕숙 주상복합 M7 블록도 경쟁률이 3대 1에 그쳤다. 신도시 상가 미분양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는 과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건설사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고 위험성이 낮은 곳에만 수요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양창릉 S7 블록의 경우 용적률이 160%로 낮고 토지사용시기가 2028년 6월 이후지만 남양주왕숙 B14 블록은 최고 용적률이 190%로 높고 토지사용시기는 2027년 5월로 1년가량 빠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등에 건설사들의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토지 매각 불발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사업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의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용적률은 300~350%인데 반해 같은 신도시인 3기 신도시는 200% 안팎에 불과하다”며 “3기 신도시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높여 유리한 조건으로 땅을 매각하고, 주택공급 우려를 잠재우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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